당초 막강한 우승후보들이 중도 탈락을 하는등의 대 이변이 일어나고 있는 아시안컵에서 55년 만의 아시안컵 정상 탈환에 도전하는 슈틸리케호가 마지막 관문에서 이라크를 상대한다.

슈틸리케호가 55년 묵은 우승의 꿈에 도전하기 위해 마지막 관문인 이라크의 격파가 우선이다.

   
▲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6일 오후 6시(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의 호주 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 2015 호주아시안컵 4강전을 벌인다./뉴시스 자료사진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6일 오후 6시(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의 호주 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 2015 호주아시안컵 4강전을 벌인다.

대회 출전 사상 최초로 무실점 3전 전승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한국은 8강에서 우즈베키스탄 마저 격파하며 4강에 올랐다.

90분 이내에 무실점으로 이라크마저 꺾는다면 1990년 10월 이후 25년 만에 A매치 6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를 기록한다.

25년 전 한국은 친선경기 2경기와 베이징 아시안게임 4경기를 치르는 동안 실점없이 승리를 거둔바 있다.

8강을 거치는 동안 강력한 우승 후보들이 잇따라 고배를 마시면서 한국의 대진표도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짜여졌다. 한국에 유리한 흐름으로 전개되고 있다.

한국은 8강전서 승부차기 끝에 이란을 제압한 이라크와 결승 진출 티켓을 다툰다. 대부분은 이란이 올라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승부차기 끝에 이라크가 4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대진표 건너편에서는 일본이 8강에서 탈락했다. 역시 승부차기 끝에 아랍에미리트(UAE)에 덜미를 잡혔다.

4강에는 한국·이라크·호주·아랍에미리트(UAE)가 남았다. 한국과 이라크가 결승행 티켓을 다투고, 호주와 UAE가 역시 결승을 노린다.

이라크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4위로 한국(69위)보다 한참 아래에 있다. 역대 전적에서도 6승10무2패로 한국이 앞서 있다.

한국은 1984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로스앤젤레스올림픽 최종예선에서 0-1로 진 이후에 30년 넘게 한 차례도 지지 않았다.

하지만 아시안컵 맞대결 역사에서는 그다지 좋은 기억이 많지 않다.

한국은 2007년 대회 당시 준결승에서 승부차기 끝에 3-4로 져 짐을 싸야만 했다. 1972년 대회서도 아시안컵에서 만나 승부차기까지 가서 2-4로 진 아픔이 있다.

이번 대회 4강전에서 다시 만난 이라크에 그동안 진 빚을 갚아 줄 차례다.

호주와의 조별리그 3차전 이후 상승세를 제대로 탄 한국이다. 8강에서 우즈베키스탄마저 꺾고 자신감을 제대로 충전했다. 하지만 자만은 금물이다. 8년 전 아픔을 잊지 말아야 한다.

슈틸리케 감독이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 투입했던 선수들을 주축으로 이라크전에 나설 베스트 11을 꾸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호주와의 조별리그 3차전까지 두 차례 연속 7명의 선수를 바꿨던 슈틸리케 감독은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2명만 변화를 주며 안정을 꾀했다.

다만 이라크전에서는 세부적인 포지션 변화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4-2-3-1이라는 뼈대는 그대로 두고 일부 선수들의 위치가 바뀔 수도 있다.

최전방 공격수 자리는 이정협(24·상주)이 맡을 가능성이 크다. 2경기 연속 선발을 꿰찼다. 최전방에서부터 강한 압박은 물론 스트라이커로서의 골 냄새를 맡는 것에 탁월하다.

체력을 비축한 조영철(26·카타르SC)이 다시금 원톱으로 기용될 가능성도 있다.

왼쪽 날개로는 대표팀 간판 손흥민(23·레버쿠젠)이 유력하다. 그를 대체할 만한 선수는 없다. 지난 우즈베키스탄전에서 혼자서 2골을 터뜨리며 긴 부진에서 벗어났다.

공격형 미드필더와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에는 약간의 변화가 있을 수 있다.

두 자리는 기존 구자철(26·마인츠)과 이청용(27·볼턴)이 맡았던 자리로, 이들이 부상 낙마로 빠진 뒤 슈틸리케 감독은 고민을 거듭해 왔던 자리다.

계속해서 측면 공격수로 활용돼던 이근호(30·엘 자이시)가 중앙으로 이동 배치 돼, 섀도우 스트라이커로서 활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장신인 이정협이 최전방에서 공간을 열어 주면 빈 곳을 파고들어 슈팅을 때리는 역할이 가능하다. 이정협이 떨궈준 공중볼을 잡아 공격으로 이어가는 것도 그려볼 수 있다.

주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던 남태희(24·레퀴야)는 오른쪽 측면에 배치될 수 있다. 남태희는 지난 경기에서 이정협 등과의 연계 플레이 능력에 한계를 드러낸 바 있다. 장기인 드리블 돌파를 살려 상대 측면을 뚫는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

기성용(26·스완지시티)과 박주호(28·마인츠)는 변함없이 '더블 볼란치'를 구성 대표팀의 허리를 든든히 받친다.

포백으로는 김진수(23·호펜하임)·곽태휘(34·알 힐랄)·김영권(25·광저우 에버그란데)·차두리(35·서울)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곽태휘와 김영권 센터백 조합은 지난 2경기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베테랑 곽태휘의 투혼이 돋보였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막판에 투입 돼 천금 같은 도움을 기록한 차두리의 선발 출전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피지컬과 스피드가 좋아 경기 초반 상대 측면을 허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이에 맞서는 이라크 역시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전방에는 유누스 마흐무드(32)가, 좌우 측면 미드필더로는 아흐메드 야신(24·오레베로)과 암제드 칼라프(24·알 쇼르타)가 나설 전망이다.

마흐무드는 이라크의 살아있는 전설로 한국의 경계대상 1호로 꼽힌다. A매치 135경기 출전해 53골을 넣었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은메달, 2007년 아시안컵 우승을 이끌었다.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에 와일드 카드로 출전해 이라크의 4강을 견인하는 등 이라크 내에는 정신적인 지주로 통한다.

그는 치열했던 이란과의 8강전에서 120분을 뛰는 동안 필드 골 1골을 넣으며 3-3 무승부를 이끄는 등 전성기 못지 않은 실력을 자랑 중이다.

사드 압둘라메르(23·아르빌)와 오사마 라시드(23·알펜스 보이스)가 더블 볼란치를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 야세르 카심(24·스윈든 타운)은 경고 누적으로 4강전에 나설수 없다.

좌우 풀백에는 두르감 이스마일(21)과 왈리드 살림(23·이상 알 쇼르타), 센터백에는 살람 사키르(28·알 쇼르타), 아흐메드 이브라힘(23·아즈만)이 유력하다.

잘랄 하산(24·아르빌)이 골문을 지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