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 진출로 경쟁구도↑…'5호 진출회사'도 관심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미래에셋증권이 약 4년 만에 발행어음사업 인가를 받으면서 오랫동안 3자 구도였던 경쟁구도가 다시 한 번 변화를 맞이했다. 발행어음 금리 측면에서도 경쟁이 불가피해진 가운데 업계 안팎에서는 5번째 인가 증권사에 대한 전망도 서둘러 나오고 있는 모습이다.

   
▲ 사진=연합뉴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수년간 정체돼 있던 국내 증권업계 단기금융업 시장의 경쟁구도에 변화가 생겼다. 그것도 미래에셋증권이라는 업계 자기자본 1위의 ‘대어’를 통해서다. 지난 12일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에서 미래에셋증권의 발행어음업 인가 안건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미래에셋증권은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에 이어 네 번째로 발행어음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발행어음은 1년 이내로 돈을 맡기면 정해진 이자를 주는 금융상품을 뜻하지만 증권사가 발행어음사업을 영위한다는 것의 의미는 보다 다층적이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투자은행(IB)만 당국의 인가를 받아 할 수 있는 이 사업은, 회사 자기자본의 200%까지 단기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운용할 수 있다. 

증권사들이 고객과의 접점을 줄일 수 있음은 물론 자본활용 측면에서도 운신의 폭이 훨씬 넓어진다는 의미가 있다. 작년 말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자기자본은 9조 3462억원으로, 이제 이 2배인 18조원까지 자금 조달이 가능해진다는 뜻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미 지난 2017년 7월 금융당국에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했으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가가 늦어졌다. 우선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조사로 심사가 중단됐고, 작년 5월에야 무혐의 결론이 나면서 심사가 재개됐다. 이번 인가는 무려 약 3년10개월 만에 결실을 본 것이다.

시장의 시선은 미래에셋증권의 발행어음업 인가 이후 상황에 쏠린다. 우선 발행어음업을 영위하는 4개 증권사끼리의 발행어음 금리 경쟁에 불이 붙일 것으로 보인다. 한동안 정체돼 있던 경쟁구도에도 긴장감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5번 타자’는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도 여전하다. 미래에셋의 경우에도 보듯 자기자본 4조원이라는 조건을 갖춰도 인가까지 가는 길은 쉽지만은 않다. 이미 메리츠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등도 수년째 발행어음업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지만 누구도 다음 상황을 확언할 수는 없다. 5호 사업자 탄생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그나마 하나금융투자가 가장 적극적으로 발행어음 인가를 위한 채비에 나선 상태다. 하나금투는 지난 2018년부터 꾸준히 자기자본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최근에도 5000억원대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올해 1분기 영업이익까지 더해진다면 자기자본 5조원 달성이 확실시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선 미래에셋증권의 발행어음사업 진출 이후 상황이 중요하다”면서 “서류상 조건을 갖춰도 당국의 인가에는 여러 가지 고려 사항이 있기 때문에 각자 사업 진출을 위한 최적의 타이밍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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