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회생 개시 100일만에 스토킹 호스 체결
이번 주 내 국토교통부 운항 증명 재발급 절차 진행
에어프레미아, 7월부터 국내선 취항 돌입…김포-제주 우선
시장 진입 시 출혈 경쟁 불가피…수익성에는 여전히 의문
[미디어펜=박규빈 기자]코로나19·경영부실 등 여파로 사경을 헤매던 저비용 항공사(LCC)들이 속속 정상화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올 하반기 중에는 정상 운항이 가능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하지만 이전과 같은 출혈 경쟁이 여전히 벌어지고 있어 수익성에는 여전히 의문 부호가 달린다.

   
▲ 이스타항공 여객기./사진=이스타항공 제공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지난 14일 모 법인과 조건부 투자 계약(스토킹 호스)을 체결했다. 서울회생법원의 회생 개시 결정 이후 꼭 100일만이다. 이는 인수 예정자를 선정해둔 다음 별도 공개 경쟁입찰을 진행해 입찰 무산 시 인수 예정자에게 매수권을 주는 방식이다.

이 과정을 통해 이스타항공은 계약 보증금도 받았고, 인수 희망자도 열의가 커 회생과 M&A는 시간 문제라는 게 정재섭 이스타항공 공동 관리인의 설명이다. 이스타항공은 당초 오는 20일까지 회생 계획을 법원에 제출하기로 했다. 그러나 상당 기간 미뤄달라고 요청할 방침이다.

우선 정재섭 공동 관리인은 17일 이날 오전 매각 공고를 냈다. 이후 인수 의향서를 접수하고 실사를 거쳐 다음달 14일까지 입찰을 진행한다. 경쟁 입찰로 최종 인수자가 결정되는 만큼 인수 금액을 감안한 채무 변제 등 세부 계획을 마련해야 하는 현실적 여건이 자리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회생안 제출을 미룬다는 것이다.

법원은 이와 같은 상황을 종합 고려해 이스타항공 향배를 결정하게 될 전망이다.

또한 이스타항공은 이번주부터 재운항 준비를 병행한다. 이스타항공은 국토교통부에 운항 증명(AOC) 재발급 신청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교수는 "AOC 발급 비용은 들지 않되, 절차는 상당히 까다롭다"며 "기재를 다시 들여오고 채용하는 게 문제"라고 평가했다.

정재섭 공동 관리인은 "최종 인수자가 결정되면 곧바로 다시 운항에 나설 수 있도록 필요 절차를 하나씩 밟아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 지역 상공인들이 세운 신설 법인 JB에어스(Airs)가 인수자로 나선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사실 관계와 어긋난다"며 부인했다.

   
▲ 에어프레미아 여객기./사진=에어프레미아 제공


최근 대표이사가 바뀐 에어프레미아는 7월 경 국내선 취항에 돌입한다. 당초 에어프레미아는 동남아시아 지역을 최초 취항지로 삼고자 했으나 김포-제주 노선을 시작 노선으로 하는 방안을 국토부와 협의 중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최근 B787-9 여객기를 도입했다. 그러나 단 1대뿐이기 때문에 비상 상황 발생 시 별 다른 조치를 할 수 없어 국내선부터 운항하게 됐다는 전언이다.

현재까지 비상 탈출 훈련과 50여명에 달하는 1기 객실 승무원 교육이 완료됐고 △국토부 현장 검사 △시범 비행 △AOC 발급 등이 남아있는 상태다. 다음달에는 2호기도 들여와 역시나 국내선에 우선 투입할 예정이다. 이후 미주 등으로 노선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또한 미쉐린코리아로부터는 여객기 타이어를 공급받기로 했다.

한편 두 항공사가 관련 절차를 모두 통과해 항공 시장에 나왔을 때 출혈 경쟁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도 국내선 항공권 출혈 경쟁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이미 국적 항공사들의 국내선 좌석 공급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수치를 넘어서는 수준을 기록해 포화상태다.

실제 김포-제주 노선 항공권은 편도 5000원도 안 되는 가격에 팔리는 일도 부지기수다. 이와 관련, 에어로케이는 청주-제주 간 항공권을 2700원에 내놨지만 인지도가 낮아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에 밀리는 모습도 보였다. 두 항공사의 판매 좌석 기준 탑승률이 각각 97.6%와 89.9%에 달했지만 에어로케이는 15.7%에 불과했다.

때문에 이스타항공과 에어프레미아가 시장 진입 시 수익을 얼마나 낼 수 있을지는 가늠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