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부터 앱으로 쉬운 예약, 병원마다 예비명단 달라 문제…접종정보 '실시간 공유' 관건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접종은 10초면 끝인데 구하기도 어려운 '노쇼'(No Show·예약 후 불참) 백신이 연일 화제다.

정부는 오는 27일부터 당일 현장 접종이 가능한 '노쇼' 백신을 네이버와 카카오로 예약해 접종받을 수 있도록 한다.

일명 '잔여 백신 당일 신속 예약시스템 개통계획'인데, 예약 취소로 발생하는 '노쇼' 백신을 당일 접종할 방침이다.

온 국민에게 친숙한 민간 플랫폼을 통해 예약하는데, 인근 접종기관의 정보와 잔여 백신 여부를 지도에서 확인한 후 당일 방문해 접종할 수 있는 경우 해당 기관을 선택해 예약하게 된다.

이번 개선 방안으로 보관시간이 지나 폐기해야 하는 '노쇼' 백신을 최소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건은 27일부터 본격적인 고령층 예방접종이 시작된다는 점이다. 65~74세는 이날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1차 접종을 시작한다. 예약한 접종 대상자는 17일까지 373만 4000명이다.

   
▲ 3월 9일 코로나 중앙예방접종센터는 백신의 원활한 접종을 위해 발생 가능한 문제 상황을 확인·점검하기 위한 합동 모의훈련을 가졌다. 사진은 모의훈련 모습이다. /사진=질병관리청 제공
27일부터 전국 1만 4000개 의료기관에서 이들에 대해 '노쇼' 백신에 대한 대규모의 접종 정보가 발생할텐데, 이것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될지와 정보의 실시간 공유가 문제없이 이루어질지가 변수다.

또한 지금까지 병원마다 '노쇼' 백신을 확인할 수 있는 접종예약 시스템이 천차만별이라 이용하려는 접종 희망자마다 애로 사항이 컸던게 사실인데, 이를 네이버와 카카오로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당일 '노쇼' 백신이 발생했다는 확인을 하고 예약더라도 다녀올 시간을 내기 힘들다면 정작 백신을 맞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단순 변심도 이번 개선 방안으로 막기 힘들다.

실제로 지난 17일 코로나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이날을 기준으로 60세 이상 고령자의 접종 예약률은 42.9%로 집계됐다. 방역당국의 예약률 목표가 80%였던 것을 감안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다. 역으로 턱없이 낮은 접종 예약률은 '노쇼' 백신 가능성을 크게 높이는 변수다.

지금까지 '노쇼' 백신의 경우 백신이 든 유리병(바이알)의 개봉 여부로 처리가 갈려왔다.

의료기관은 한 유리병 당 최대 3명의 예비 명단을 편성해 접종할 수 있는데, 개봉하고도 그날 전량을 쓸 수 없으면 예비 대상자에게 접종할 수 있다. 개봉하지 않아 냉장 보관이 가능하면 예비 대상자에게 돌아가지 않는다.

병원마다 예비명단 운영방식이 다른데, 이 또한 통일해야 27일부터 전국적인 통합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7일부터 바뀌는 접종 예약시스템은 지도 플랫폼을 갖춘 네이버·카카오의 특정 앱에서 '노쇼' 백신 잔량을 확인하고, 본인 인증을 통해 질병관리청 예약시스템에 승인 요청을 하는 구조다.

예약 승인이 떨어지는 즉시 본인이 사전에 선택한 의료기관에 내원해 접종 받을 수 있다.

'노쇼' 백신을 최소화할 인센티브가 주어질지도 관심이 쏠린다. 정부의 개선 방안에 국민이 호응해줄지 여부는 27일 시행해 봐야 알 수 있다.

일원화된 시스템이 개발되어도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한다면, 일선 의료현장의 혼란 등 똑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경기도 수원에서 직접 일선 병원을 운영하는 이 모 원장은 18일 본보 취재에 "일원화된 시스템을 네이버 카카오를 통해 돌린다 해도 이를 실제로 운영하는 건 사람"이라며 "예방접종을 맡은 각 의료기관에서 정확한 정보가 실시간으로 올라와야 하고, 수십만 건의 정보 처리가 문제 없어야 한다. 고령층의 스마트폰 편의성이 낮은 것도 관건"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은 "예비명단 운영방식에 대한 구체적이고도 정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며 "노쇼든 기존 백신이든 간에 안전성과 확보 물량에 대한 국민 눈높이는 매우 높다. 정부가 완벽히 준비하지 않는한 어디서든 혼란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