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사 10여 곳 연합체 구성 논의 중
[미디어펜=김견희 기자]한미사이언스를 비롯해 에스티팜 등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뭉친다. 여기에 정부도 적극 지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백신 국산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 한미약품 연구원./사진=한미약품 제공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를 비롯해 에스티팜, 진원생명과학 등 10여 개 바이오사 및 의료기관 등이 mRNA 백신 개발을 위한 컨소시엄 구성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 논의 초기 단계로 확정된 것은 없다. 향후 참여 기업들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존재한다. 

현재까지 확인된 참여사들은 mRNA 백신 관련 기술력이나 인프라를 보유한 곳들이다. 

한미사이언스는 올해 초부터 자회사 한미약품을 통해 mRNA 백신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올해 초 JP모건에서 밝힌 계획대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권세창 한미약품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1월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한미약품은 DNA 및 mRNA 백신의 위탁개발생산(CDMO)이 가능한 시설과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백신을 생산하고 코로나19 종식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생산 인프라를 보유한 한미사이언스가 이번 컨소시엄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는 업계의 시각도 나온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관심이 높아지다보니 과장된 표현인 것 같다"며 "컨소시엄은 정부 주축으로 꾸려지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에스티팜은 mRNA를 가공하는 5-캡핑(capping) 및 지질나노입자(LNP) 기술력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5-캡핑은 mRNA가 분해되지 않도록 안정화하는 기술이다. 또 체내에 주입 시 지나친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않도록 돕는다. 

LNP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에스티팜이 자체 개발한 기술과 미국 바이오기업 알뷰투스와 로이반트 사이언스가 공동 설립한 제네반트 사이언스로부터 도입한 기술 두 가지다. LNP는 체내에서 분해되기 쉬운 mRNA를 고르게 감싸 항체가 형성될 때까지 유지되도록 돕는 약물 전달 플랫폼으로 필수 공정으로 꼽힌다.

DNA 전문 바이오 기업인 진원생명과학은 mRNA 세계 3대 기관 중 하나인 미국 휘스턴 메소디스트 병원으로부터 기술을 도입해 백신을 연구개발 중이다. 

이번 컨소시엄은 정부 주도로 이뤄져 적극적인 지원도 뒷받침 될 전망이다. 중기부는 지난해 출범시킨 '스마트대한민국 펀드'를 활용해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업에 대한 투자를 검토 중이다. 이들은 벤처펀드를 활용해 백신 개발사의 2⋅3상 임상비를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백신 개발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려는 것은 감염병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앞으로도 독감처럼 주기적으로 유행할 가능성을 두고 효과와 안전성이 우수한 국산 백신을 개발하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더나가 빠르게 백신을 개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미국 행정부의 백신 개발 프로젝트 '초고속 작전'과 아울러 4조원이라는 투자 지원이 있었다"며 "백신은 개발에서부터 임상시험까지 적게는 몇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과감한 지원과 역량 있는 기업들 간의 원활한 협업이 이뤄졌을 때 모더나와 같은 국산 백신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