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권 연간 168억 부담 관측…"장기적 부담 피할 수 없어"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올해 9월부터 시행될 금융권 '이익공유제'에 보험사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해가 갈수록 보험업황이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올해 1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반사효과로 단기적인 이익을 달성했지만 이익공유제가 5년동안 실시된다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역기저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사진=미디어펜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은행, 보험사 등이 햇살론 등 서민금융 재원을 위해 매년 1000억원 이상 내는 '금융권 이익공유제' 서민금융지원법 개정안이 지난 2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엔 서민금융진흥원이 관리하는 금융자산의 범위를 확대해 금융회사 출연을 상시화하는 내용이 담겨 있으며, 출연금을 내는 회사 범위를 기존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조합에서 은행과 보험, 여신전문금융회사 등 전체 금융회사로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금융권의 세부 출연기준이나 출연요율, 절차 등은 하위법령인 시행령에서 결정될 예정이지만 국회 논의과정에서 제안된 출연금은 민간 금융회사들은 가계 대출 잔액의 최대 0.03% 수준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르면 보험업권은 연간 168억원을 부담해야한다는 셈이다. 

개정안은 오는 9월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보험업계에선 갈수록 악화되는 업황에 정부 당국이 해결해야할 서민 복지 재원까지 사기업에 떠넘기며 부담스럽다는 불평이다.

실제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보험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은 10년 동안 꾸준히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운용자산이익률은 보험사가 고객이 낸 보험료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2010년 각각 5.88%, 5.24%였던 것에서 2019년 각각 3.5%와 3.72%로 떨어졌다. 

2019년 당기순이익 역시 최근 10년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0년 전에 비해 3분1 수준으로 급락했다. 2010년 각각 11.3%, 14.3%를 기록했던 생보사와 손보사의 ROE는 2019년 3.9%와 5.5%로 떨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익공유제에 참여하게 된다는 것만으로도 업계에선 큰 부담이 된다"며 "최근 보험사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얻은 반사이익은 단기적인데 반해 연간 지속적으로 이익공유제 비용이 지출된다면 장기적으로 역기저효과가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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