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AO에는 사건 조사 촉구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유럽연합(EU) 회원국 정상들이 24일(현지 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된 임시 회의에서 벨라루스 당국이 자국 야권 인사 체포를 목적으로 아일랜드 항공사 라이언 에어(Ryan Air) 소속 여객기를 강제로 착륙시킨 것과 관련, 대응 차원의 제재 문제를 논의했다.

   
▲ 유럽연합(EU) 회원국 정상들이 자국 야권 인사 체포를 목적으로 벨라루스 당국이 아일랜드 항공사 라이언 에어(Ryan Air) 소속 여객기를 강제로 착륙시킨 것과 관련, 대응한 제재 문제를 논의했다./사진=EU 홈페이지


연합뉴스는 25일 로이터·블룸버그 통신 등을 인용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날 회의장에서 도착해 체포된 벨라루스 야권 인사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하며 "EU가 벨라루스에 대해 취할 수 있는 추가 조치가 무엇이 있는지 다룰 것"이라고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는 △제재 대상 추가 △EU 영공 내 벨라루스 항공사 비행 금지 문제 △국제적 조사 △구금자 석방 문제가 포함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로이터와 블룸버그 통신은 EU 회원국 정상들이 벨라루스 항공사가 EU 역내 영공에서 비행해 공항 접근을 금지하는 데 합의할 것이라고 이번 회의 결정 초안을 전했다. 또 EU 항공사들에 벨라루스 영공 비행을 피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도 담길 것이라고 부연했다.

EU 회원국 정상들은 이와 함께 구금된 벨라루스 개인에 대한 추가 제재에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는 이번 사건에 대해 조사할 것을 촉구할 예정이다.

옛 소련 국가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은 전날 자국 야권 인사 라만 프라타세비치를 체포하기 위해 그가 타고 있던 그리스 아테네발 리투아니아 빌뉴스행 라이언에어 소속 여객기를 수도 민스크 공항에 강제 착륙시켰다. 이 때 전투기까지 동원한 것으로 나타나 파문은 더욱 커지고 있다.

벨라루스 측은 여객기에 대한 테러 위협이 접수돼 비상착륙시켰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착륙 직후 프라타세비치가 민스크 공항에서 체포됨에 따라 벨라루스 당국이 그를 구금하기 위한 목적으로 여객기를 납치했다는 국제적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특히 EU와 회원국은 강력히 규탄하며 반발했다. 라이언 에어는 EU 회원국인 아일랜드 항공사이며, 해당 여객기의 출발지·도착지는 EU 회원국 수도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회의장에 도착하면서 이번 사건을 '국제적 스캔들'이라고 규정했다. 미셸 의장은 "유럽 민간인들의 생명이 위험에 처했었다"며 "이는 용납할 수 없으며 우리가 제재를 논의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지난해 벨라루스에서는 대통령 선거 후 부정 선거를 주장하며 루카셴코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있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들을 탄압했고, EU는 이를 이유로 벨라루스 인사 88명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바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교수는 "라이언에어 B737 강제 착륙 사건은 시카고 협약에서 회원국 간 합의로 이뤄진 '제2 하늘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반한 사례"라며 "ICAO에서는 간단히 넘기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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