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시즌 2승 도전에 또 실패했다. 

김광현은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인터리그 원정경기에 선발 출전, 5⅔이닝 5피안타(1홈런) 3볼넷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1-0으로 앞서고 있던 6회말 2사 후 투런홈런을 맞고 역전을 허용, 1-2로 뒤진 상황에서 강판됐다. 구원 투수의 도움도 못 받아 남겨뒀던 주자의 홈런까지 허용함으로써 자책점이 3점으로 늘어났고, 시즌 2패째를 당할 위기에 몰렸다.

   
▲ 사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SNS


김광현의 투구수는 올 시즌 최다인 104개나 됐고, 시즌 평균자책점은 2.73에서 3.09로 올라갔다.

앞선 등판이었던 지난 17일 샌디에이고전에서 3⅓이닝 4실점(1자책점)하며 불안했던 김광현은 이날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1위를 달리는 강팀 화이트삭스 타선을 상대로 잘 던지다가 '마지막 한 타자'에게 당했다. 

김광현은 1회말을 공 12개를 던지며 간단히 삼자범퇴로 막았다. 팀 앤더슨을 헛스윙 삼진, 애덤 이튼을 좌익수 뜬공, 요안 몬카다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2회말 첫 타자 호세 아브레유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김광현은 예르민 메르세데스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처음 주자를 내보냈다. 야스마니 그랜달을 루킹 삼진으로 솎아냈으나 앤드류 본에게 2루타를 맞고 2사 2, 3루 실점 위기를 맞았다. 여기서 루리 가르시아를 3루수 땅볼로 잡아내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3회말에도 위기가 있었다. 선두 타자 닉 매드리갈에 우중간에 떨어지는 2루타를 맞구 무사 2루로 몰렸다. 위기가 되자 집중력을 발휘한 김광현은 앤더슨을 투수 땅볼, 이튼을 3루수 파울플라이, 몬카다를 중견수 직선타로 처리하고 또 위기를 넘겼다. 중견수 딜런 칼슨이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캐치로 잡아주는 호수비 도움을 받았다.

4회말에는 아브레유와 그랜달에게 볼넷을 내줘 2사 1, 2루까지 허용했으나 가르시아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역시 실점하지 않았다.

5회말 1사 후에는 앤더슨을 1루수 실책으로 출루시켰다. 흔들릴 수도 있었지만 김광현은 차분하게 이튼을 유격수 땅볼, 몬카다를 1루수 땅볼로 유도해 이닝을 마쳤다.

세인트루이스 타선도 5회까지는 잠잠했다. 화이트삭스 베테랑 선발투수 랜스 린에게 눌려 5회까지 단 1개의 안타도 치지 못한 채 볼넷만 3개 얻어냈을 뿐이었다. 팽팽하던 0-0 균형을 6회초 깼다. 선두타자 토미 애드먼이 볼넷 출루한 후 도루를 성공시켜 린을 흔들었다. 이후 폴 골드슈미트가 팀 첫 안타로 적시타를 쳐 선취점을 뽑아내 김광현에게 1-0 리드를 안겼다.

어렵게 잡은 이 리드를 김광현이 지켜내지 못했다. 6회말 1사 후 메르세데스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그랜달을 삼진으로 잡아 투아웃이 됐다. 이 때 김광현의 투구수가 96개에 이르렀고, 앤드류 본 타석에서 마이크 실트 감독이 마운드로 나왔다. 투수교체가 예상됐지만 김광현은 감독과 대화를 나눈 후 그대로 마운드를 지켰다. 이닝을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 같았지만 이 선택이 재앙을 불렀다.

2볼 후 본에게 던진 3구째 체인지업을 통타 당해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투런포를  내주고 말았다. 순식간에 1-2로 역전을 당했다.

낙담한 김광현은 다음 타자 가르시아를 볼넷 출루시켜 6회를 끝내지 못한 채 다니엘 폰세 데 레온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물러났다. 데 레온이 사구 후 적시타를 맞고 김광현이 남겨둔 주자 포함 추가 2실점하면서 1-4로 점수 차가 벌어졌다.

김광현으로서는 잘 던지다가 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씁쓸한 경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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