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제사 "기내에 폭탄 있어 민스크 공항에 비상착륙하라" 권고
기장, 처음에 "계속 목적지로 가겠다" 했다가 뒤이어 "회항한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벨라루스 당국이 아일랜드 라이언에어(Ryanair) 항공사 소속 여객기를 자국 공항에 강제 착륙시켜 국제적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벨라루스 교통부가 사건 당일 여객기 기장-관제사 간 교신 녹취록을 공개했다.

   
▲ 라이언에어 여객기./사진=라이언에어 홈페이지


25일 연합뉴스는 리아노보스티 통신을 인용해 벨라루스 교통부 항공국이 이날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문제 여객기 기장과 관제사 간의 영어로 된 대화 녹취록을 게재했다고 보도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벨라루스 민스크 공항 관제센터 관제사는 현지 시간 지난 23일 낮 12시 30분 경 기장과 교신하며 여객기에 폭발물이 설치돼 있다는 정보가 있음을 알렸다. 이후 목적지인 리투아니아로 접근하던 항공기를 민스크 공항으로 비상 착륙시키라고 권고했다.

관제사는 "당신 여객기 기내에 폭탄이 있다는 보안 기관의 정보가 있다"며 "폭탄은 (리투아니아) 빌뉴스 상공에서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안전을 고려해 우리는 당신에게 민스크 공항에 내릴 것을 권고한다"고 부연했다.

이에 기장이 "어디서 그런 통보(폭탄 설치)가 왔느냐"며 "어디서 그런 정보를 받았느냐"고 묻자 관제사는 "(민스크) 공항 보안국 요원들이 이메일을 받았다고 알려왔고 이메일이 여러 공항으로 보내졌다"고 화답했다.

기장이 다시 "민스크로 회항하라는 권고는 누구에게서 나왔나. 항공사인가, 출발지 공항 지도부인가, 도착지 공항 지도부인가"라고 묻자 관제사는 "이는 우리의 권고"라고 답변했다.

12시 45분께 기장은 테러 경고 위험 수준이 적색·황색·녹색 가운데 적색(최고 수준)이라는 관제사의 답을 듣고도 목적지인 빌뉴스로 계속 비행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2분 후 재차 관제사와 연결해 비상 상황이 일어났다면서 민스크로 회항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내에는 133명이 탑승하고 있고 위험 화물은 없다"고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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