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의 구조개편을 통한 효율화 작업과 함께 비은행 부문을 다각화를 통해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사진=우리금융그룹 제공.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이사회는 지난 21일 우리금융캐피탈(전 아주캐피탈)을 우리금융의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우리금융은 이날 우리금융캐피탈의 자기주식 3.59%를 매입하는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해 보유지분율을 90.47%까지 늘렸다.

남은 지분은 지주사 신주를 발행해 우리금융캐피탈 소액주주들에게 교부하는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을 통해 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오는 7월 이사회 승인을 거쳐 8월 중 주식을 교환하면 우리금융캐피탈에 대한 완전 자회사 편입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해 12월 우리금융캐피탈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우리금융캐피탈은 1994년 설립된 여신전문금융회사로 자동차금융이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기준 총자산 7조8000억원, 당기순이익 967억원 자기자본순이익률(ROE) 12.3% 수준이다. 편입 이후 그룹 계열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연계영업, 금융플랫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를 확대하고 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손자회사인 아주저축은행(현 우리금융저축은행)을 지주 자회사로 전환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아주캐피탈을 편입하며 아주캐피탈의 100% 자회사인 아주저축은행을 손자회사로 편입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금융의 자회사인 우리자산운용은 최근 프랭클린템플턴투자신탁운용의 집합투자업 부문을 분할합병 방식으로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해외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템플턴운용의 집합투자업 사업부문은 해외 15개, 국내 7개의 공모펀드가 운용되고 있으며, 펀드 규모는 약 2200억원 수준에 이른다.

손 회장의 다음 목표는 증권사와 보험사의 인수합병(M&A)이 될 전망이다. 손 회장은 지난 1월 신년사를 통해 "그룹 내 아직 비어있는 비은행 부문에 대해선 다방면으로 포트폴리오 확대를 모색해 그룹 성장을 위한 동력을 지속 강화하겠다"면서 "올해 첫 핵심전략은 그룹의 성장기반 확대"라고 말했다.

지난 1분기 금융지주들은 증시 활황의 영향으로 계열 증권사를 등에 업고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우리금융도 지주 설립 이래 최대 실적을 냈지만, 여타 금융지주에 비해 보험‧증권 등 비은행 부문의 기여도가 낮아 성장률이 다소 부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우리금융이 NH농협금융에 밀려 금융지주 5위로 내려앉아 자존심을 구긴 데에도 비은행 부문의 기여도가 낮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 지난해  농협금융은 누적 순이익 기준으로 우리금융보다 4286억원 더 벌어들이면서 4대 금융지주에 올라섰다. 이같은 결과의 이면엔 비은행 계열사의 역할이 컸다. 실제 NH투자증권과 농협생명의 순이익은 전년보다 각각 21.3%, 576.9% 늘었다. 반면 우리금융의 경우 증권 계열사가 없어 증시 호황 속에서도 나 홀로 빛을 보지 못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우리금융 규모에 걸맞는 매물이 없어 실제 M&A로 이뤄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기존 포트폴리오의 구조개편을 통한 효율 증대와 함께 비은행 부문 확충을 위한 다양한 전략으로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