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주선 사장 노사 위원장 면담…교섭 물꼬 트일지 주목
노조, 당장 변한 것은 없어…파업 현실화 여부 초점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삼성디스플레이의 파업 위기가 지속하는 가운데 최주선 사장과 노조가 첫 면담을 하면서 꽉 막힌 교섭에 물꼬가 뜨일지 주목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파업 여부가 회사 미래 전략과 다른 삼성 계열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재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26일 삼성디스플레이 노사에 따르면 전날 최 사장은 김정란·이창완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공동위원장과 면담했다.

   
▲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전경.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지난해 12월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최 사장이 노조 위원장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면담은 사측에서 먼저 제안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면담에서 핵심 쟁점들은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관계자는 “(면담에서) 교섭이 중지되고 쟁의권을 얻기까지 문제점과 교섭의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부분을 얘기 했다”고 말했다. 사측은 “앞으로 잘 해보자”는 뜻을 노조 측에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와 노조 수뇌부의 첫 면담으로 향후 교섭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평행선을 달리던 양쪽이 접점을 찾을 수 있다는 기대다.

그러나 노조는 대표 면담으로 상황이 변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교섭 창구는 항상 열어두고 있다”며 “가장 큰 문제는 사측이 더 이상 안을 가져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노조는 임금 6.8% 인상과 8가지 안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회사와 임금교섭을 벌여온 노조는 지난달 사측의 교섭 태도를 문제 삼으며 임금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이후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과반수의 지지를 얻었고,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중지' 판정을 받으며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파업이 현실화 되면 회사는 물론, 그룹 전체에도 상처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무노조 경영‘을 폐기한다고 선언한 이후 삼성 내에서 첫 사례가 되기 때문이다.

우선 삼성디스플레이의 ’자발광‘ 전략에 속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중심으로 미래 디스플레이 경쟁력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르면 오는 3분기부터 13조1000억원이 투자되는 QD디스플레이도 본격 생산에 들어간다. QD디스플레이는 TV용 디스플레이의 주도권을 회복하기 위해 삼성디스플레이가 역량을 쏟아붓고 있는 제품이다. 초기 생산 안정화에 많은 노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노조 파업은 QD디스플레이 연착륙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삼성디스플레이발 노조 이슈가 다른 계열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성과급 산정 등 직원들의 불만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내년 임단협 등에서 다른 계열사들도 파업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 계열사 관계자는 “주변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노사 협상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며 “그동안 ’(파업)1호가 될 수 없다‘는 부담이 있었지만, 일단 선례가 생기면 두 번째, 세 번째는 어렵지 않게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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