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없다' vs 해외선 안써'

최근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머릿니가 유행해 골동품이라 여겼던 참빗과 머릿니 치료제를 찾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이 가운데 가장 많이 쓰이는 린단 성분 머릿니 치료제 안전성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린단 성분이 들어있는 머릿니 치료제는 2006년과 2009년 두 차례 안전성 논란을 겪었지만 문제 제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는 26일 ‘의약품 적색경보’를 통해 “DDT와 같은 유기염소계 살충 성분으로 심각한 중추신경계 독성을 일으킬 수 있는 린단이 머릿니 치료용으로 계속 쓰이고 있다”며 “식약청은 이같은 위험을 미리 알고도 실태조사나 추가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린단은 인간과 포유류의 지방질과 신경 조직에 저장되어 어지럼증, 두통, 지각이상, 발작 등 중추신경계에 독성을 나타낼 수 있으며 사망 또한 보고되었다. 특히 유아나 어린이, 노령자, 50kg미만 환자에게는 심각한 신경 독성이 나타날 확률이 더 높다고 알려졌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직접 이 약을 사용하는 것의 위험성 뿐 만 아니라 치료제로 사용하고 난 후 씻긴 물이 음료, 강, 호수, 물고기, 야생동물을 오염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사용을 금지하였다. 캐나다, 호주, 브라질에서도 독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시판하지 않고 있으며 멕시코에서도 린단의 모든 사용을 단계적으로 중단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식약청은 사용상 주의사항만 잘 지킨다면 치료제 사용은 위험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006년 린단의 중추신경계 부작용을 우려하여 처방을 받아야만 구입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국립독성과학원(현재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에서는 2008년 유기염소계 살충제와 린단의 혈중 노출 실태를 조사하였다. 그 결과 초등학생 100명 중 6명의 혈액에서 살충성분인 린단이 검출되었다고 밝혔다. 이 중 일부 초등학생들은 린단을 직접 사용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혈액에서 살충성분이 검출되는 당혹스러운 결과가 나왔다. 이처럼 다른 경로를 통한 노출원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혀졌지만 이후 어떠한 추가 조사도, 추가 조치도 시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센드액’, ‘린단오로숀’ 등 대표제품을 생산하는 제약사는 린단 안전성 이슈가 떠오르자 당혹스러워 하고 있으며 제약사 관계자는 안전성 문제가 계속 제기돼 보건당국이 조치를 취한다면 따를 것이라고 밝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