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경영권 분쟁이 넥슨의 엔씨소프트 지분 매각 가능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29일 오전 11시24분 현재 엔씨소프트는 전거래일 대비 3.69% 내린 20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지난 27일 넥슨 일본법인이 엔씨소프트의 지분 보유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하면서 급등세를 나타냈다. 27일 시간외 거래에서 상한가를 찍었고 28일 장에서도 상한가를 지속하면서 21만7000원까지 올랐다. 경영권 분쟁으로 양측의 지분확보 경쟁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정주 회장과 넥슨 측이 엔씨소프트의 지분을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넥슨이 엔씨소프트 지분을 추가 인수할 가능성이 적다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두 회사의 분위기가 크게 다르다는 것.

개발자 출신으로 따르는 사람이 많고 게임 개발에 집중하는 김택진 대표와는 달리 김정주 회장은 인수합병(M&A)을 통해 기업을 키우는 전형적인 사업가라는 것. 이런 이유로 임상훈 디스이즈게임 대표는 양측의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일축했다.

임 대표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두 회사 분위기가 매우 다르다”며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서로 자존심 싸움을 하게 되고 넥슨이 일부 경영에 참여하더라도 기존 엔씨소프트 멤버들과 정상적인 협업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넥슨 측의 지분 추가매입 역시 만만치 않다. 넥슨이 지분 경쟁에서 엔씨소프트를 이기고 안정적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10~20%의 지분을 추가 확보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최대 8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쏟아 부여야 하기 때문이다.

가장 유력하게 점쳐지는 것은 불록딜(시간외 대량매매)을 통한 넥슨의 지분 털어내기다. 하지만 지난 2012년 넥슨이 엔씨소프트 지분 14.7%를 확보할 때 취득단가는 주당 25만원. 현재 주가는 20만원선으로 현 시가로 지분을 넘기기에 넥슨 측은 속이 쓰릴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최종적으로 김 회장과 김 대표 측이 가격 조율에 나설 수도 있다고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황승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도저히 예측하기 어려운 문제지만 서로 양보해서 엔씨소프트 측이 넥슨의 경영참여를 일부 허용하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며 "블록딜 지분 매각 등은 서로에 무리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