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KBO리그 최고 위력의 잠수함 투수 박종훈(30·SSG 랜더스)이 순항하던 중 고장을 일으켰다.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SSG나, 도쿄올림픽을 앞둔 대표팀이나 난감한 상황을 맞았다.

박종훈이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달 28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투구 도중 팔꿈치 통증으로 자진 강판했던 박종훈은 우려했던 대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 병원 검진 결과 팔꿈치 인대 손상으로 수술해야 한다는 소견을 받았다.

   
▲ 사진=SSG 랜더스


한창 시즌 중이어서 SSG 구단은 박종훈을 2일 미국으로 보내 로스엔젤레스의 켈란 조브 클리닉에서 다시 정밀 검진을 받게 할 예정이다. 과거 류현진의 수술을 집도했던 닐 엘라트라체 박사의 검진을 거쳐 수술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수술을 받으면 박종훈은 사실상 시즌 아웃이다. 재활로 치료가 가능한 상태라고 해도 복귀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어서 언제 다시 마운드에 오를지 알 수 없다.

당장 소속팀 SSG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박종훈은 올 시즌 토종 에이스 역할을 훌륭하게 해내고 있었다. 9경기 등판해 6차례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했고 4승 2패, 평균자책점 2.82의 호성적을 내고 있었다.

SSG가 선수들의 줄부상에도 1위를 지키며 선두 경쟁에서 앞서가고 있는 데는 선발 마운드의 중심을 잡아준 박종훈의 활약이 컸다. 외국인 투수 르위키가 거듭된 부상으로 교체 수순에 들어가 선발 한 자리가 빈 가운데 박종훈마저 장기간 공백이 불가피해졌다. SSG가 어떻게 선발진을 꾸려 순위 다툼을 이어갈 것인지, 김원형 SSG 감독의 고민이 크다.

   
▲ 2019년 프리미어12에 국가대표로 출전한 박종훈. /사진=KBO 공식 SNS


올림픽 대표팀에도 박종훈의 부상은 큰 악재다. 바닥에서 공을 건져올리듯 던지는 정통 언더핸드 박종훈은 대표팀 발탁이 기정사실화돼 있었다. 국제대회에서 '잠수함 투수'의 위력은 익히 봐왔다.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영광을 재연하려는 대표팀이다. 베이징올림픽 당시 쿠바와 결승전에서 마무리 투수로 나선 '잠수함' 정대현이 위기를 넘기고 우승을 확정짓는 장면은 지금은 야구팬들의 기억에 너무나 선명하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는 박종훈이 비밀병기로 그런 역할을 해줄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물오른 구위로 최전성기를 맞고 있던 박종훈이기에 그가 빠진 상황에서 올림픽을 치러야 하는 김경문 대표팀 감독의 한숨도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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