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26)이 '안경 에이스'라는 별명에 가장 어울리는 역투를 했다. 생애 최초로 완봉승을 따냈다.

박세웅은 4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전에 선발 등판, 9회까지 홀로 마운드를 지키며 3안타 3볼넷을 내주고 7개의 탈삼진을 곁들여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투구수는 117개.

롯데는 타선 폭발까지 더해져 15-0 대승을 거뒀고, 박세웅은 프로 데뷔 후 처음 완봉승의 기쁨을 누렸다. 시즌 3승(3패)째.

올 시즌 완봉승은 삼성 외국인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이 기록한 바 있는데, 국내 투수 가운데는 박세웅이 1호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 사진=롯데 자이언츠


이날 박세웅은 최고 149km에 이르는 빠른공을 비롯해 슬라이더와 커브, 포크볼을 섞어 던지며 포수 김준태와 절묘한 호흡으로 친정팀 kt 타선을 압도했다. 

완봉에 이르기까지 큰 고비도 없었다. 1회말 2사 후 연속 볼넷으로 초반 제구가 잠깐 흔들렸으나 이내 안정을 찾으며 실점 없이 첫 이닝을 마쳤다. 2, 3회는 연속 삼자범퇴로 넘겼다.

4회말 선두타자 강백호에게 첫 안타를 맞았지만 1사 후 황재균을 2루수 병살타로 유도해 위기를 만들지 않았다. 5회말 1사 후에는 허도환에게 두번째 안타를 내줬지만 후속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6회말은 다시 삼자범퇴로 간단히 끝냈다.

7회말 선두타자 알몬테에게 세번째 안타를 맞자 곧바로 다시 황재균을 병살타로 처리했다. 황재균은 두 번이나 병살타를 치며 박세웅의 호투를 거들었다.

8회말을 볼넷 하나로 넘긴 박세웅은 완봉이 가능해지자 9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연속 범타 유도로 투아웃을 잡았고, 마지막 타자 알몬테를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내며 완봉승을 완성했다.

박세웅의 완봉은 물론 홀로 일군 것은 아니었다. 배터리를 이룬 포수 김준태의 리드도 좋았고, 팀 타선의 전폭적인 지원도 있었다.

롯데는 1회초부터 밀어내기 볼넷으로 선취점을 뽑고 3회초 1점을 추가했다. 4회초에는 김준태의 솔로홈런과 정훈의 2타점 적시타로 3점을 내 5-0으로 점수 차를 벌리며 박세웅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4회초에는 추재현의 2타점 적시타 포함 4안타 3볼넷을 집중시켜 대거 5득점, 10-0을 만들며 일찍 승부를 결정해 박세웅이 편하게 공을 던지도록 해줬다.

박세웅이 완봉에 접근하자 롯데는 8회초 3점, 9회초 2점을 더 보태 kt의 항복 선언을 받았다. 롯데 타선은 이날 장단 16안타를 퍼부었다.

kt 선발 데스파이네는 시즌 최악의 피칭을 했다. 3⅔이닝 4피안타(1홈런) 4볼넷 1사구로 5실점(3자책)하고 조기 강판해 시즌 4패(5승)를 안았다. KBO리그 데뷔 후 개인 최소이닝 투구였고, 5실점은 시즌 최다 실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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