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2001년생으로 아직 만 20세가 채 안된 유카 사소(필리핀)가 여자골프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서 깜짝 우승했다.

사소는 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올림픽 클럽 레이크코스(파71)에서 열린 제76회 US여자오픈(총상금 550만 달러) 최종일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하나, 더블보기 2개를 묶어 2오버파 73타를 쳤다.

최종합계 4언더파 280타를 기록한 사소는 하타오카 나사(일본)와 공동 선두를 이뤄 연장전을 치른 끝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우승 상금은 100만 달러(약 11억 1천만원).

   
▲ 사진=LPGA 공식 SNS


사소는 만 19세 11개월 17일에 US여자오픈 정상에 올라 2008년 박인비(33)가 세운 대회 최연소 우승과 타이기록을 세웠다. 필리핀인 어머니와 일본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사소의 국적은 필리핀이다. 필리핀 출신 선수로는 2000년대 초반 2승을 거둔 제니퍼 로살레스에 이어 역대 두 번째 LPGA(미국여자프로골프)투어 우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 나서 8월에만 2승을 수확했지만 LPGA 투어에는 정식 입회하지 않은 가운데 초청 선수로 메이저대회에서 첫 우승 쾌거를 이뤘다.

사소의 우승 기회는 3라운드까지 선두였던 렉시 톰슨(미국)의 막판 부진으로 찾아왔다. 2타 차 선두로 이날 4라운드를 출발한 톰슨은 전반까지만 해도 2위와 4타 차로 앞서 2014년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이후 7년 만의 메이저대회 우승을 눈앞에 둔 듯했다.

하지만 후반 들어 톰슨이 흔들리면서 11번홀(파4) 더블보기, 14번 홀(파4) 보기 등으로 뒷걸음질 쳐 추격을 허용했다.

그 사이 하타오카가 맹렬히 타수를 줄여 선두 경쟁에 뛰어들었고 사소도 16번 홀(파5) 버디로 추격해 승부를 알 수 없게 만들었다.

톰슨이 17번 홀(파5)과 18번 홀(파4)에서 파 퍼팅을 잇따라 놓치며 최종 3언더파로 마지막 순간 3위로 밀려났고, 사소와 하타오카가 동타로 연장 승부를 벌였다.

9번 홀(파4)과 18번 홀(파4), 두 홀 결과를 합산해 승자를 가린 연장전에서 둘은 나란히 파 행진을 해 서든 데스로 넘어갔다. 9번 홀에서 사소가 3m 거리 버디 찬스를 놓치지 않고 홀컵에 볼을 떨어트려 감격적인 우승을 확정했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과 2위 박인비가 나란히 합계 1오버파 285타로 공동 7위에 오르며 한국인 선수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공동 3위로 출발해 우승 후보로 꼽혔던 2019년 이 대회 우승자 이정은은 5타를 잃는 부진으로 공동 12위(2오버파 286타)로 미끄러졌다.

김세영이 공동 16위(4오버파), 김효주가 공동 20위(5오버파), 유소연이 22위(6오버파)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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