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임창규 기자] 31일 오후 6시(한국시간) 한국과 호주가 아시안컵을 놓고  결승에서 격돌한다.

한국은 1990년 이후 25년만에 A매치 6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우승을 향한 꿈에 부풀어 있다.

6경기 무실점이라는 대기록 뒤에는 말없이 상대 공격수들의 발을 묶은 수비수 4명이 있다. 이번 아시안컵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한 차두리를 제외하고 중앙수비수 곽태휘(34·알 힐랄), 김영권(25·헝다), 왼쪽 수비수 김진수(23·호펜하임)가 그들이다.

   
▲ 26일 오후(현지시각) 호주 시드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4강전 대한민국과 이라크의 경기에서 한국이 2-0으로 승리를 거뒀다. 경기 종료 후 곽태휘와 김영권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뉴시스
곽태휘는 한쪽 눈으로 축구를 하고 있다. 고등학교 2학년때 축구공에 왼쪽 눈을 맞아 망막이 손상돼 사실상 물체를 제대로 분간할 수 없는 상태다. 곽태휘의 아내 강수연씨는 "2008년 의사가 남편에게 '운전하지 말라, 오른쪽 눈이 피로해져 축구를 그만둬야 할지도 모른다'는 경고를 했다. 그래서 내가 면허를 따 대신 운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피나는 노력으로 결국 시각장애를 이겨내고 대한민국 대표 수비수로 우뚝 섰다. 곽태휘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직전 부상으로 낙마했고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주전경쟁에서 밀려 벤치에서 탈락의 아픔을 삭여야 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결국 포기할 수 없는 그의 축구 인생에 우승이라는 하나의 값진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

곽태휘와 짝을 이룬 김영권의 사연도 만만치 않다. 현재 김영권은 중국 광저우 헝다에서 연봉 10억 이상을 받고 활약하고 있다. 그런 김영권이지만 고교시절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축구를 그만둘 위기에 까지 몰린 아픔이 있다. 축구화 살 돈이 없었던 근느 공사판에서 막노동을 하면서 받은 돈으로 축구화를 사기도 했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치욕걱인 4골을 주는 바람에 '자동문'이라는 불명예까지 얻었지만 이번 아시안컵 대회에서 철벽 수비를 자랑하며 우승이란 고지에 올라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왼쪽 수비수 김진수는 학창 시절 청바지 하나 없어 트레이닝복과 교복만으로 학창시절을 보냈다. 김진수는 "축구부 회비가 면제되는 장학금을 받기 위해 새벽 주차장에서 드리볼 연습과 공으로 캔을 맞추는 연습을 했다"고 회고했다.

김진수는 브라질 월드컵 최종엔트리에 뽑혔지만 출국직전 발목 부상으로 낙마하는 불운을 맛봤다. 김진수는 이번 아시안컵에서 한국선수 중 유일하게 5경기 풀타임을 소화하며 8강과 4강에서 어시스트를 기록 이영표의 후계자로 불리고 있다.  

독기서린 한국의 수비수 3인방의 투혼으로 한국은 6경기 연속무실점이라는 대기록과 함께 아시안컵 우승이라는 영광까지 함께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