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대한민국이 붉은 함성으로 들끓었던 2002년 태어난 정상빈(수원 삼성)이 만 19세(정확히는 19세 75일)의 나이에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그리고, 데뷔골까지 터뜨렸다.

정상빈은 앞으로 무엇을 또 보여줄까. 한국 축구의 미래로 떠오른 그는 1년 앞으로 다가온 2022 월드컵 얘기를 슬쩍 꺼냈다.

정상빈은 9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H조 조별리그 스리랑카전에서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번 대표팀을 소집하면서 정상빈을 뽑은 것 자체가 깜짝 발탁이었다. 

올해 K리그 무대에서 혜성처럼 등장해 수원의 돌풍에 큰 힘을 보탠 정상빈은 '매탄소년단'이라는 별칭까지 얻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 받았다. 하지만 친선경기도 아니고 월드컵 예선에 대표팀 멤버가 된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었다. 5일 열린 투르크메니스탄 출전 선수 엔트리에는 정상빈이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스리랑카전 교체 명단에 들었지만 출전 여부는 불확실했다. 벤투 감독은 이날 로테이션을 가동해 손흥민 등 핵심 주전들을 대거 후보 명단으로 돌렸는데, 경기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아무래도 주전들을 투입해야 했다.

한국대표팀이 스리랑카를 압도하며 4-0으로 앞서 여유가 생기자 후반 26분 정상빈이 김신욱과 교체돼 드디어 출전 기회를 얻었다. A매치 데뷔 출전하는 순간이었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그리고 투입된 지 약 6분만인 후반 32분, 정상빈은 골까지 넣었다. 이동경이 때린 중거리 슈팅을 문전에 자리잡고 있는 정상빈이 발을 갖다대 방향을 슬쩍 바꿔놓은 것이 스리랑카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운이 따른 골이었지만, 좋은 위치를 잡고 있었기에 넣을 수 있는 골이기도 했다. A매치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그것도 출전 후 6분만에 터뜨려 정상빈은 또 한 번 화제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이 데뷔골로 정상빈은 한국 축구 역대 A매치 최연소 득점 순위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3월 17일 K리그 데뷔전이었던 포항 스틸러스전에서도 데뷔골을 터뜨린 바 있는 정상빈이다. 무대가 커져도 자기 몫을 해내는 정상빈은 인상적인 A매치 데뷔전을 치르며 더 많은 축구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대표팀 선배들의 축하를 두루 받은 정상빈은 경기 후 출전 기회를 준 벤투 감독에게 감사를 전하면서 "A매치 데뷔전을 뛴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 골까지는 생각도 안 했다"며 기쁨을 나타냈다.

성인 국가대표로 데뷔도 하고 골도 넣었으니 그에게는 다음 목표도 생겼을 것이다. 정상빈은 "월드컵에 따라가고 싶다"고 했다.

앞으로 한국대표팀은 월드컵 최종예선을 치러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따내야 한다. 정상빈이 최종예선 때도 대표팀에 발탁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다만, 정상빈은 소중한 A매치 데뷔 경험을 발판 삼아 더욱 성장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잠재력과 가능성을 확인시킨 그가 K리그에서 존재감을 더 키우면 월드컵 무대도 점점 가깝게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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