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원래부터 OTT 공급 대가 적어 인상률 과도하지 않아"
LGU+ "평소 9~24%, 이번엔 270% 요구…고객 볼모로 협박"
방송·통신 당국 "불공정행위·법령상 금지행위 해당 여부 검토"
[미디어펜=박규빈 기자]CJ ENM과 LG유플러스가 콘텐츠 사용료 협상에서 타결을 이루지 못하고 최종 결렬 사태를 맞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U+모바일tv 가입자들이 일부 채널 시청을 하지 못해 피해를 보고 있다. CJ ENM이 일방적으로 송출을 끊은 만큼 방송·통신 당국은 칼을 빼들겠다며 행정 조치를 예고했다.

   
▲ LG유플러스-CJ ENM 간 프로그램 사용료 협상이 최종 결렬 돼 LG유플러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U+모바일tv에서 CJ ENM 전 채널 실시간 방송이 결국 중단됐다./사진=각 사 제공


14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CJ ENM은 지난 12일 0시부로 LG유플러스 OTT 서비스인 U+모바일tv에 대한 콘텐츠 공급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tvN △tvN 스토리 △O tvN △올리브 △엠넷 △투니버스 등 10개 채널 송출이 끊겼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올해 CJ ENM이 자사 콘텐츠 사용료로 전년 대비 2.7배 인상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플랫폼-대형 PP간 통상적인 인상률이 10% 이내이고 LG유플러스가 CJ ENM에 2019년 9%, 2020년 24% 인상해준 것에 비하면 대폭 늘어난 셈이다. 

원만한 해결을 위해 두 자릿수 퍼센테이지 인상안을 수차례 제시해 협상에 임했으나 CJ ENM이 전년 대비 175% 인상 요구를 고집해 협상이 깨졌다는 게 LG유플러스 측 주장이다. 또 산정 기준을 요청했으나 CJ ENM 측이 구두로 "답변할 수 없다"고 화답했다는 게 LG유플러스 측 전언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CJ ENM은 U+모바일tv를 사용하는 고객들을 볼모로 자신들의 인상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실시간 채널 송출을 중단하겠다며 사용료 인상 주장을 고수했다"고 전했다. 소비자 시청권 침해가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CJ ENM은 기존까지 자사가 LG유플러스 OTT 공급 대가로 받아왔던 금액 자체가 작았기 때문에 ‘과도한 사용료 인상 요구’는 이번 협상 결렬의 본질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맞섰다.

CJ ENM 관계자는 "콘텐츠 공급 대가를 산정하기 위해서는 가입자 규모 파악이 가장 기초"라며 "LG유플러스에 U+모바일tv 서비스의 당사 채널 제공 가입자 수를 알려달라 요청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며 책임을 떠넘겼다. 또한 "LG유플러스는 자사 편의에 맞춰 U+모바일tv를 OTT라고 소개했다가도 IPTV라고도 한다"며 콘텐츠 사용료의 적정 규모에 대한 접근을 어렵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콘텐츠를 제공받는 PP업계는 콘텐츠 경쟁력을 앞세운 CJ ENM의 일방적인 사용료 인상 요구는 국내 미디어 산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LG유플러스의 입장에 동조하고 있다.

한국중소방송채널협회는 지난달 24일 성명을 내고 CJ ENM의 행보를 규탄했다. 이들은 “킬러 콘텐츠를 무기로 프로그램 사용료에 대해 높은 인상률을 요구하고 있는 CJ ENM 등 대형 콘텐츠 기업의 횡포는 중소 PP에게 돌아가야 할 최소한의 콘텐츠 대가마저 앗아가는 최악의 결과를 낳고 있다"며 "대형PP의 한 해 프로그램사용료 인상률을 제한하고, 재원 확대에 보다 힘을 쏟아서 중소 PP 생존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같은 요구에도 불구하고 CJ ENM의 콘텐츠 사용료 인상 요구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KT 등 통신사와도 OTT 콘텐츠 사용료 협상을 진행 중인 데다, IPTV 프로그램 사용료 협상도 남아있어서다. CJ ENM이 IPTV 프로그램 사용료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방송법이 적용되지 않는 U+모바일tv 송출 중단을 우선 통보한 배경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이와 같은 갈등 국면에도 양 사는 협상을 이어나간다는 점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최창국 LG유플러스 미디어콘텐츠사업그룹장은 "당사는 고객들의 시청권 확보와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에 CJ ENM과도 끝까지 열린 마음으로 협상에 임하겠다"고 표명했다.

CJ ENM 관계자도 "LG유플러스는 그간 유료방송시장의 성장을 함께 견인해 온 파트너였다"며 "향후에라도 당사와 유의미하고 생산적인 새로운 접점을 찾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양 사간 갈등으로 프로그램 송출 중단 사태 촉발에 관계 당국은 이번 사안에 대한 검토에 착수한다는 방침을 내비쳤다.

지난 12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입장문을 통해 "방송 채널 대가 산정은 당사자 간 자율적 협의사항이나 이로 인해 실시간 채널이 중단될 경우 국민들의 불편이 예상된다"며 "자율적 협상은 계속돼야 하나 이런 협상이 국민 시청권 침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못박았다.

이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력해 CJ ENM 채널 공급 중단으로 인한 시청자 불편과 사업자 간 협상 과정 상 불공정행위·법령상 금지행위 해당 여부 등을 종합 검토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KT OTT 서비스 시즌도 CJ ENM과 프로그램 사용료 협상 마감 시한이 지난 12일 0시자로 통보됐으나 현재까지 채널 송출은 정상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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