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 공고 전 이스타항공과 '인수·합병 조건부 투자 계약' 체결
1100억 써낸 쌍방울과 같은 액수 내도 인수 자격 확보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골프장 관리·부동산 임대사 ㈜성정이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이스타항공의 새주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주기장에 서있는 이스타항공 여객기./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이날 성정에 이스타항공 우선 매수권을 행사할지 여부를 확인하는 공문을 보낼 것을 전해졌다. 성정은 18일까지 인수 여부를 결정해 법원에 통보할 의무를 진다.

항공업계에서는 성정이 인수 의지가 확고한 만큼 매수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성정에 우선 매수권을 부여해 별도 공개 경쟁입찰을 진행하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의 매각을 진행한 바 있다.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M&A) 공개 입찰에서 쌍방울그룹이 단독 입찰함에 따라 우선매수권을 가진 성정과 본입찰에 참여한 쌍방울그룹이 인수 후보자가 됐다. 입찰 공고 전 성정은 이스타항공과 '인수·합병을 위한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쌍방울그룹의 입찰가와 동일한 인수금액을 제시할 경우 이스타항공을 인수할 수 있다.

조건부 투자 계약 당시 성정의 인수금액은 1000억원가량이고, 쌍방울그룹이 본입찰 때 제시한 인수금액은 1100억원대로 알려졌다. 성정은 약 100억원을 추가 투자해 이스타항공을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

충청남도 부여군에 본사를 둔 성정은 골프장 관리업, 부동산임대업, 부동산개발업 등을 하고 있으며, 관계사로는 27홀 골프장인 백제컨트리클럽, 토목공사업체인 대국건설산업 등을 두고 있다.

성정의 지난해 매출은 59억원, 백제컨트리클럽은 178억원, 대국건설산업은 146억원으로 기업 규모는 중소기업 수준이다. 그러나 오너 일가의 자본력을 바탕으로 이스타항공 인수에 나섰다는 게 업계 관계자 설명이다.

백제컨트리클럽과 대국건설산업의 대표는 형남순 회장이며, 성정은 형 회장의 아들인 형동훈 대표가 운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성정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해 재무적 투자자를 모집하는 등 외부 투자 유치가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나 성정 측은 재무적 투자자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형 회장이 직접 자금을 투자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건설·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성정 관계사들은 기업 규모가 작지만, 부채가 적은 알짜기업으로 평가된다"며 "오너 일가의 자산을 고려하면 이스타항공 경영에는 큰 무리가 따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정은 항공업 경험이 없다. 때문에 이스타항공 인수를 통해 골프·레저·숙박 등과 연계해 관광사업을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인수가 완료되면 이스타항공은 경영난 탓에 2019년부터 매각을 진행한 지 약 2년 만에 새 주인을 맞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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