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물류센터 인근 아파트·자동차 '검은 그을음' 뒤덮여
전문가들 "이 상태로는 안전진단 어려워"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가 쉽사리 잡히지 않고 있다. 화재발생 24시간이 경과하면서 물류 피해는 물론 인근 지역주민들의 고통도 커지는 상황이다. 

박수종 이천소방서 재난예방과장은 18일 오후 2시 현장 브리핑을 통해 “물류센터 특성 상 내부에 가연성 물질이 가득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불이 완전히 꺼질 때까지 이틀 정도는 더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쿠팡 덕평 물류센터에서 지난 6월17일 화재가 발생한 후, 34시간이 지난 6월18일 오후 4시까지 화재 진압이 계속되고 있다./사진=이서우 기자


쿠팡 물류센터 화재는 지난 17일 오전 5시 20분쯤 시작해 약 34시간째 계속되고 있다. 소방서 관계자에 따르면 18일 오전 불길이 진압되는 듯하다가, 다시 거세지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박수종 과장은 “건물 붕괴 등으로 인한 2차사고 발생을 막기 위해서는 안전진단을 선행해야 하지만, 잔불길이 꺼지지 않고 있다”며 “안타깝지만 실종 소방관에 대한 수색도 함께 늦어지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당초 소방당국은 이날 안전진단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전문가 3명을 화재 현장에 투입했다. 하지만 오전에 2차 화재가 발생하면서 전문가들은 ‘이 상태로는 안전 진단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박 과장은 또 “쿠팡 물류센터 구조가 유난히 복잡한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물류센터는 다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면서도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센터 내 통로에 물건이 쌓여있으면 진입 자체가 어려워, 화재 진압 지연의 한 이유가 되기는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해당 물류센터에서 2019년 2월에도 화재가 한 번 있었는데, 당시 인명피해는 없었다”며  “2016년에 완공했는데 중간에 그런 정도 화재 한번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수십 미터 밖까지 검은 연기가 퍼져 나가면서 인근 지역 주민도 피해를 입었다. 이천시청은 이날 오후 재난문자를 통해 “다량의 연기와 재가 발생하고 있으니, 창문을 닫고 야외활동을 삼가 달라”고 당부했다. 

한 택시기사는 “근처에 살고 있는데 아파트 단지 창문부터 자동차가 전부 검은 그을음으로 덮였다”며 “자동차에 내려앉은 그을음은 물로 씻어지지도 않고 박박 문질러 닦아야 지워진다”고 하소연 했다.  

   
▲ 지난 6월17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이천 쿠팡 덕평 물류센터 인근에 마련된 상황회의실(왼쪽), 6월18일 오후 3시경 화재 진압을 위해 물류센터 앞에서 대기하는 소방차들./사진=이서우 기자


쿠팡 덕평 물류센터 바로 옆에 위치한 롯데택배 이천 물류센터에도 불똥이 튀었다. 롯데택배 는 쿠팡 화재 여파로 이날 작업이 중단됐다. 롯데택배 이천물류센터 처리 물량은 장지물류센터로 이관해 처리한다. 

쿠팡 역시 인근 물류센터를 활용해 이번 화재로 인한 배송 지연 사태를 최소화 한다는 계획이다. 덕평 물류센터는 서울·경기·충청도 등 수도권 서남부 지역 배송을 주로 맡았다. 신선식품을 제외한 공산품을 취급한다. 

쿠팡은 사고 발생 32시간 만인 이날 오후 3시경 덕평 물류센터 화재 관련 공식 입장문을 내고,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 몹시 송구하다”며 “진화에 나섰던 소방관 한 분이 아직까지 구조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화재 원인 조사는 물론 사고를 수습하는 모든 과정에서 최선을 다해 당국에 적극 협조하겠다”며 “이번 화재로 인해 피해를 입은 분들께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아직 구조되지 못한 소방관께서 귀환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천=이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