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에 해동하는 조리법, 면 식감 등 품질 면에서 혹평…CJ제일제당, 레시피 개선 나서
[미디어펜=이다빈 기자]CJ제일제당의 '소고기고추장비빔유수면'과 '들기름간장비빔유수면'에 대한 업계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기존 방법을 완전히 뛰어넘은 간편한 조리법이 관심을 모으고 있는 한편, 맛에 대한 혹평도 이어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이를 수렴해 7월부터 레시피 개선에 나설 예정이다.

   
▲ CJ제일제당 비비고 비빔유수면 2종 이미지./사진=CJ제일제당


21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이 지난 5월 내놓은 '비비고 비빔유수면' 2종은 기존에 없던 신개념 조리법으로 출시 당시 '혁신'이라는 평을 받으며 비빔면 시장에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별도의 조리가 필요 없이 흐르는 물에 1분 해동으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비빔국수로 패키지에 담긴 완전냉동된 면과 고명을 통째로 채반에 놓고 흐르는 물에 풀어주면 된다.

CJ제일제당은 삶는 과정 없이도 쫄깃한 면발을 살리기 위해 국내 시장에서 첫 적용되는 '유수해동기술'을 이용했다. 반죽부터 다르게 배합해 만 번 치댄 면발을 최적의 조건으로 알맞게 익힌 후 급속 냉동한 기술이다.

하지만 비비고 비빔유수면은 출시 당시 기대와는 다르게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문제는 면의 식감이다. 패키지에 명시된 조리법 대로 뜨거운 물에 40초, 차가운 물에 20초 면을 행궈 조리를 마친 면의 상태가 '푸석푸석'하고 '탄력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직접 조리를 해보니 조리 과정에서부터 얼었던 면이 해동되며 뚝뚝 끊기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식감 역시 '쫄깃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갓 조리한 비빔면인데 불은 듯 한 느낌을 지울 수 었었다.

   
▲ CJ제일제당 '소고기고추장비빔유수면'의 조리 모습(좌측)과 완성된 모습(우측)./사진=미디어펜


제품 리뷰에서도 혹평을 피하지 못했다. CJ제일제당의 공식 쇼핑몰 'CJ더마켓'에서 해당 제품 상품평으로는 "매뉴얼대로 조리했지만 덜 익힌 듯 한 느낌", "밀가루 맛이 나는 면에 비비고 제품 중 처음 실망했다" 등의 평이 올라왔다. CJ더마켓에서 2종의 유수면은 각각 5점 만점에 3.2, 3.4점의 저조한 성적을 받았다. 롯데on몰에서는 "제품이 배송 과정에서 녹으며 조리가 더욱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고명과 양념은 평균 이상이었다. 애호박, 양파, 당근, 목이버섯, 표고버섯 등 고명은 면과 달리 해동 과정을 거쳐도 생물의 식감과 맛이 유지됐다. 소고기고추장소수는 적당한 매운 맛에 은은한 다진 고기의 육향이 살아있었다. 들기름간장소스는 올 여름 비빔면 트렌드로 떠오르는 '고소한 비빔면'의 선두를 노려볼 만 했다. 감칠 맛 있는 간장 소스에 진한 들기름 향이 가미됐다.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어지자 CJ제일제당은 유수면 출시 한 달 만에 레시피 변경에 나섰다. CJ제일제당은 제품의 조리법을 변경함과 함께 면의 식감 개선을 위해 면 배합 비율을 조정 계획이라고 밝혔다. 변경된 레시피는 내달 초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은 식감 문제의 주요인을 배송 과정에서의 영하 보관이 힘든 점으로 분석했다. CJ제일제당은 배송 시 해동 상태에 따라 식감 차이가 생기지 않도록 면 배합 비율을 조정할 계획이다. 또 소비자들의 혼선을 줄이기 위해 조리법도 '흐르는 물에 2분'으로 변경된다.

한편 일각에서는 조리혁신이라는 야심찬 기대를 모은 '유수해동기술'이 기존에 소비자들이 접하지 못했던 기술임을 감안해 아직 실망하긴 이르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제품은 조리에 화기가 필요하지 않고 조리 과정도 2분 남짓에 불과하며 고명과 양념도 호평을 받고 있다. 시행착오를 거쳐 식감 등 품질 부분이 개선되면 충분히 비빔면 시장에서 다시 주목받을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발 빠르게 반영해 제품 개선에 나선다"이라며 "배송 상태에 따라 최대한 식감 차이가 생기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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