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LG전자 스마트폰 보상 판매시 15만원 추가 지급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LG전자가 전국 LG 베스트샵 매장에서 애플 아이폰을 판매한다. 이에 따라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가 애플의 우군으로 역할을 하며 삼성전자에 간접 대항하는 모양새를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

   
▲ LG전자 로고./사진=LG전자 제공


21일 전기·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8월부터 베스트샵에서 아이폰·아이패드 등 애플 모바일 기기를 판매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맥북 등 LG전자와 제품군이 겹치는 PC라인업은 판매하지 않을 방침이다. 베스트샵에서는 애플 제품 판매만 하고 사후 관리(AS)는 하지 않는다.

LG전자가 애플과 손을 잡는 건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서다. 애플은 LG전자 철수로 공백이 생긴 한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을 제고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또한 애플은 베스트샵을 통해 오프라인 유통망을 전국에 촘촘하게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애플은 강남 가로수길과 여의도에 있는 자체 운영 애플 스토어 2곳과 리셀러들이 운영하는 매장에서 제품을 판매 하고 있다. 매장 수도 적고 주로 수도권과 대도시에 집중돼 있다. 한편 베스트샵은 전국 주요 도시에 포진해 있어 접근성이 좋아진다. 베스트샵을 찾는 고객 연령층이 다양해 아이폰 외연 확대에도 긍정적이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철수로 빈자리가 된 베스트샵 매장 내 모바일 코너를 애플 제품으로 채워 베스트샵 경쟁력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부터 가전까지 전 제품군을 전시하는 상황에서 LG전자도 구색 맞추기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충성도가 높은 애플 사용자들을 베스트샵 매장으로 끌어들이면 TV나 가전 제품 판매를 늘리는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LG전자가 애플과 협력에 나선 건 그간 애플과 우호적인 협력 관계를 이어온 덕분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LG디스플레이·LG화학·LG이노텍 등 LG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아이폰에 배터리·디스플레이·카메라 모듈 등을 공급하고 있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발을 빼면서 LG 주요 계열사 직원들도 새 스마트폰으로 아이폰을 선택한다는 전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양사 간 협력이 국내 스마트폰 시장 내 삼성전자 독주 체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LG전자가 차지했던 10% 가량의 점유율은 삼성전자로 흡수되는 모습을 보였다. LG전자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 가입자 중 80%가 갤럭시 스마트폰으로 교체를 선택하기도 했다.

애플도 최근 한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애플은 최근 LG전자 스마트폰 보상 판매시 15만원을 추가로 지급하는 등 전에 없던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애플이 LG전자의 유통망을 활용해 시장 확대에 나서게 되면 삼성전자로서도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한편 LG전자는 애플과의 협업 관련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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