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봉쇄로 억눌렸던 이동 수요 '폭발' 시, 내년 유가 100 달러?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이란에 극우 반미 강경파 대통령이 등장하면서, 세계 석유시장이 또 심각한 고민에 빠질 전망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이 극한대결로 치달으면서 원유 공급차질이 발생,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수요와 공급이 모두 큰 타격을 받았다가 수요만 겨우 회복된 상황이다.

이란의 석유수출이 정상화되지 못하면, 공급난은 피하기 어렵다.

가뜩이나 국제유가가 치솟는 상황에서 '설상가상'인 실정인데, 코노라19 봉쇄로 억눌렸던 이동 수요가 '폭발'할 경우, 내년에는 유가가 일시적으로 배럴당 100 달러를 넘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 유전지대/사진=한국석유공사 제공


최근 이란 대통령 선거에서, 반미.보수 강경파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가 당선됐다.

라이시는 지난 1988년 테헤란에서 일어난 정치범 대량 학살에 연루된 혐의로, 미국에서 제재를 받은 인물이다.

그는 21일(현지시간) 첫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먼저 핵 합의를 깼기 때문에, 이란은 미국을 믿지 않는다"면서, 바이든 행정부도 의무사항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 미국이 먼저 대 이란 제재를 풀어야 하며 "바이든 대통령과 대화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 백악관은 "바이든이 상대해야 할 대상은 이란의 최고지도자지,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응수했다.

이런 분위기여서, 미국과 이란이 핵 합의에 복귀할 가능성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평가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라이시의 당선으로, 핵 합의 가능성은 거의 불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은 최근 핵 합의 복원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었다.

플린은 글로벌 수요 강세와 더불어, 화석연료에 대한 기피 움직임으로 석유산업에 대한 투자가 급감, 글로벌 생산 여력에 대한 우려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를 통해 "18개월간의 코로나19 봉쇄에 따라 억눌린 이동 수요가 폭발, 유가가 내년 브렌트유 기준으로 100 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내년 연평균 유가 전망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71 달러, 브렌트유는 75 달러로 올해의 각각 65 달러, 68 달러를 크게 웃돈다.

수요가 급 반등하고 있고,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WTI 가격은 미-이란 간 갈등 고조로 전날보다 2.8% 상승, 배럴당 73.66 달러로 마감, 지난 201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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