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와 학생 사이의 신뢰감 사라지고 있어

서울지역 한 중학교에서 1일 주간 조회를 대체해 ‘체벌교사에 대한 학급회의’를 열었다.

45분동안 학생들은 그동안 쌓아왔던 체벌 등 교사들에 대한 불만을 가차없이 쏟아냈다.

담임 교사인 서울 H중 홍모 교사는 “발언 중에는 참고할 발언도 꽤 있었지만, 대부분 그냥 “머리 기르고 싶다”, “왜 때리냐”, “‘핸드폰 빼앗지 마라” 같은 요구만 하는 ‘소원수리’ 성격의 발언이 많았다”고 전했다.

다수의 서울지역 초ㆍ중ㆍ고교 교사에 따르면 2학기 개학 후 이어진 서울지역 학급회의는 학교와 교사에 대한 성토장이 되기 일쑤였다. 학교 현장의 두 축인 교사와 학생 사이의 신뢰감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학교 현장이 이 같이 변한 것은 지난 7월 서울시교육청이 체벌금지 방침을 발표한 이후라고 상당수 교사들은 전했다.

서울 S초 김모 교장은 “저학년은 몰라도 고학년들은 교사 말을 듣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두 달 전쯤 한 교사가 엉겁결에 손을 들었다가 아이가 “왜요 때릴 건가요” 하는 바람에 해당 교사가 놀라서 아이를 교장실에 보내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불만은 학생이나 학부모도 마찬가지다. 서울 D중 김모(14) 군은 “체벌 문제가 불거지다보니 어떤 선생님들은 오히려 우리를 피하시는 눈치”라고 전했다. 고등학교 아들을 둔 학부모 최모(50) 씨는 “선생님들이 아이들 생활지도를 소홀히 할까 봐 걱정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상당수 학교가 운영을 계획 중인 ‘성찰교실’이나 ‘생활평점제’가 시행되면 학교 현장의 혼란이 가라앉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