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프레지던츠컵 계기 골프활성화 본격화, 접대골프 기승우려도

관료들의 입가에 모처럼 희색이 감돌기 시작했다.
박근혜대통령이 3일 국무위원들과의 티타임에서 골프산업의 활성화방안을 당부하면서부터다. 박대통령은 취임이후 공직자들이 골프를 치는 것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세월호 사건등이 잇따라 터지면서 관료들은 사실상 주말 골프를 접었다. 대신 산행과 낚시 테니스 등으로 주말을 보내야 했다.

수도권 골프장들도 경영난을 겪어왔다. 내장객 감소등으로 매출이 줄었기 때문이다.

   
▲ 박근혜대통령이 3일 국무회의 티타임에서 국무위원들에게 골프활성화방안을 당부하면서 관가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주말마다 산행등으로 소일해온 관료들이 이제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박대통령이 골프붐을 강조한 것은 올해 10월 인천 송도에서 미국 프로골프협회(PGA)가 주관하는 프레지던츠컵이 열리기 때문이다. 미국과 비유럽국가 선수들간에 팀대항전을 벌인다. 전세계 골프팬들의 관심이 벌써부터 집중되고 있다.
최경환 부총리와 김종덕 문체부장관등이 추임새를 놓았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김종덕 장관에게 “먼저 라운딩을 해보라”고 권유까지 했다. 박대통령도 “관료들에게 골프를 치지 말라고 한 것은 아닌데...”라고 화답했다.

관가는 모처럼 골프금지령 해제에 훈풍이 불고 있다. 잔디가 파릇파릇해지는 봄부터 페어웨이를 거닐며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

공무원뿐만 아니라 공기업 임직원들도 골프금지령 해제의 혜택을 볼 것으로 보인다. 공기업들도 관가에 영향을 받아 주말골프를 자제했다. 일부는 여전히 가짜 이름으로 라운딩을 해왔다. 가슴을 졸이며 몰래 치는 공기업 임직원들이 많았던 것.

공무원들이 골프채를 잡지 못하면서 골프산업은 적지않은 타격을 받았다. 타이틀리스트 등 고급 골프공의 수요가 감소한 것. 접대골프를 즐겨온 관료들이 타이틀리스트 공 등 고급볼을 선물받아 오비 해저드 등을 내면서 골프장 곳곳에 방치(?)했다. 관료들이 골프를 접으면서 고급볼판매도 감소했다고 한다. 골프장 인근 식당도 손님이 줄어 울상을 지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역대정부마다 관료들이 골프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었다”면서 “프레지던츠컵을 맞아 관료들도 주말 라운딩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반겼다.
청와대가 관료들의 골프금지령을 해제한다고 해도, 접대골프는 엄격히 금지할 것으로 보인다. 자기돈을 내고 치는 것에 국한해서 허용할 것으로 보인다.

관료와 공기업 임직원들이 인허가와 납품등을 무기로 갑질하며 접대골프를 즐기는 현상은 만연돼왔다. 이것이 관료-공기업-기업간의 부패커넥션을 형성해왔다.

일각에선 관료들이 주말 라운딩에 본격 나서면 부킹난이 다시 심화되지 않을까 우려하기도 했다. [미디어펜=이서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