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대통령이 3일 국무회의에서 골프붐 조성방안을 밝힌 의도는 무엇인가?
취임이후 골프에 대해 네거티브한 시각을 갖고 있던 박대통령이 새삼스레 골프붐을 조성할 필요성을 언급한 배경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대통령은 골프를 치지 않는다. 박대통령은 관료들이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그린피도 비싼 골프를 치는 것에 대해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시각을 내비친 바 있다. 

   
▲ 프레지던츠컵 우승컵.

박대통령은 골프에 대한 시각을 바꿨다. 스포츠일뿐만 아니라 일자리창출 효과가 큰 레저 산업으로 인식한 것이다.  박대통령이 올해 송도 프레지던츠컵 명예대회장을 맡은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미 PGA 투어 팀 핀처 커미셔너는 지난해 11월 청와대를 예방해 박대통령에게 명예대회장직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프레지던츠컵은 94년 대회가 만들어진 후 개최국 정상이 명예대회장을 맡아왔다.

   
▲ 박근혜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청와대에서 프레지던츠컵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대통령이 이를 언급한 계기는 올해 10월 6~11일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프레지던츠컵이다. 미국 프로골프협회(PGA)가 주관하는 프레지던츠컵은 미국선수와 인터내셔널국가선수(비유럽선수)간에 2년마다 열리고 있는 최대규모의 국제골프행사다. 이 대회는 그동안 미국 캐나다 호주 남아공에서만 열렸다. 아시아에서는 한국이 처음이다. 그만큼 이 대회가 갖는 비중이 워낙 크다.

프레지던츠컵은 라이더컵과 쌍벽을 이루는 국제골프대항전이다. 라이더컵은 미국선수와 유럽연합(EU)선수간에 2년마다 열리고 있다.

   
▲ 팀 핀처 PGA 커미셔너와 빌 하스 미국단장이 유정복 인천시장 최경주 인터내셔널팀 부단장 닉 프라이스 인터내셔널팀 단장과 함께 우승컵을 놓고 손을 맞잡고 있다.

송도에서 열리는 프레지던츠컵에는 미국 상위 랭커들이 대거 출전할 예정이다. 제이 하스가 단장, 프레드 커플스가 부단장을 맡게 된다. 장타자 버바 왓슨 잭 존슨 짐 퓨릭 라얀 무어맷 쿠차 지미 워크 크리스 커크 조던 스피츠 빌리 호셜 웹 심슨이 출전한다. 인터내셔널팀의 단장은 90년대 최고의 골프선수였던 닉 프라이스(짐바브웨)가 맡았다. 한국을 대표하는 탱크 KJ CHOI 최경주가 부단장로 대회개최에 나섰다. 인터내셔널팀에는 호주의 아담 스콧, 제이슨 데이등이 상위순번에 랭크돼 있다. 마크 리시먼, 존 센덴도 미국선수들과 일합을 겨룬다. 일본의 마쓰야마 히데키 태국의 통차이 자이디도 출전한다. 남아공 찰 슈와첼 루이 우스트이젠도 인터내셔널 팀에 승리를 선사한다는 각오다.

한국선수는 10위안에 랭크돼 있는 선수가 없다. 대회 개최국이란 점에서 몇 명은 단장의 추천선수로 출전할 전망이다. 최경주 배상문 노승렬 선수가 가능성이 높다.


 


박근혜 대통령은 “문체부에서 대회만을 위해서는 아니지만 어쨌든 큰 대회도 앞두고 있는데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 이런 것이 대회를 성공시키는 것”이라며 골프 활성화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이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내에서 골프 관련해서 특별소비세, 개별소비세 등 말씀하신대로 너무 침체가 돼 있어 해외에 가서 사실은 많이 하지 않나 (한다)”고 하자, 박 대통령은 재차 “방안을 마련해 보시고…”라고 했다.

이런 대화를 듣고 있던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그런 메시지가 중요한 것 같다”며 “정부에서 마치 골프 못치게 하는 것처럼…”이라고 말하자, 박 대통령은 “그건 아닌데”라고 했다. 김종덕 장관은 이어 “잘못된 메시지가 전달돼 가지고…”라고 했고, 정홍원 국무총리는 이에 “문체부 장관부터 치기 시작하시죠”라고 해 웃음이 번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런 것 솔선수범하라고 하면 기쁘세요”라고 웃으며 운은 뗀 뒤 “잔뜩 마음의 부담을 가지시는데 모든 게 좀 활성화될 필요가 있고, 평창 동계올림픽도 좀 더 많이 관심을 가져야 된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3번이나 해서 어렵게 유치를 했는데 준비를 그동안에 했지만 아직도 부족한 면이 있어서, 특히 인력들이 좋은 인재들이 가서 도와야 하는데 거기 가서 몇 년 있다보면 나중에 미래가 약간 손해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도 있을 수 있다”며 “그런 것들도 다 손해가 되지 않게 오히려 큰 행사를 위해서 헌신했으니까 인센티브를 주면 줬지 불이익을 받는다든가 그런 일이 생기면 안된다”고 했다. 이에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그건 (분야가) 제 겁니다“고 해 일동 웃음을 보였다.

박 대통령의 이어 “내 일이다 생각하고 좋은 인재들을 많이 보내세요”라며 “성공을 해야 2002년 월드컵이라든가 88올림픽이라든가 그 행사 하나로 국민들의 사기가 올라가고 국가위상도 높아지니까, 그런 기회가 아무 때나 오는 게 아니잖아요”라고 했다.

정종섭 장관이 “평창 쪽은 저희들이 이미 조치를 했다”며 “인원도 위원회에서 자율적으로…”라고 하자, 박 대통령은 “빨리 하시라고요, 세월 다 가니까”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