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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프리즘] '압구정 백야' 임성한 작가는 왜 자꾸 사람을 죽이나
승인 | 김연주 기자 | office@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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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5-02-03 18: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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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에 대한 분풀이일까…. 임성한 작가가 다시 데스노트를 펼쳐든 것 같다.

한동안 뜸하다 했더니 임성한 작가가 4개월 만에 하차 카드를 꺼내들었다.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 백야’를 집필하고 있는 임작가는 2일 방송에서 주인공 백야(박하나)의 남편 조나단(김민수)을 습격으로 정신을 잃게 만들었다. 초점 없는 눈빛에 죽음의 기운이 서린다.

이날 방송 역시 사고는 개연성 없이 벌어졌다. 우여곡절 끝에 결혼식을 마친 백야와 조나단은 맹장염으로 입원한 서은하(이보희)를 만나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 두 사람은 병원에서 이유없이 시비를 거는 건달과 마주쳤고, 실랑이를 벌이다 조나단이 벽에 머리를 부딪쳐 정신을 잃었다.

너무나 갑작스런 일이었다. 임성한 작가 외에는 만들어낼 수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시청자들이 반응할 새도 없이 방송이 끝나버렸다. 15회 만에 하차한 심형탁은 물론 임 작가의 전작 ‘오로라 공주’에서 갑작스레 하차한 11명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임 작가는 캐릭터 활용도가 떨어지면 가차없이 배우들을 하차시켜왔다. 대다수가 갑작스런 죽음을 맞았고, 간혹 유학이나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모든 과정이 일사분란하고 갑작스럽게 전개됐기에 시청자들이 반응할 새도 없었다. 이같은 황당한 전개가 계속되자 시청자들은 언제 누가 하차할지 모른다며 ‘데스노트’라는 명칭을 붙이기도 했다.

이미 막장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임 작가에게 개연성을 요구하는건 이제 의미 없는 일이다. 주요 배우들이 하나둘씩 왜 하차해야 하는지 이유도 모른다. 그럼에도 임 작가의 이야기는 재미있다. 특히 주부들이 좋아할만한 핵심 코드를 쏙쏙 뽑아 공략한다.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지만 시청자들은 ‘오늘은 또 누가 죽나’ 관심을 기울인다. 분명 연구대상감이다.

   
▲ 사진=MBC '압구정 백야' 방송캡처

징조는 이미 많았다. ‘보고 또 보고’는 ‘늘리고 또 늘리고’ 라는 평을 받았고, ‘온달왕자들’은 “이런 이상한 작품은 도저히 못한다”며 연출자가 손을 떼기도 했다. ‘인어아가씨’는 배다른 동생의 애인을 뺏는 설정, ‘왕꽃선녀님’은 입양아 비하, ‘하늘이시여’는 딸을 버린 어머니가 그녀를 며느리로 받기도 했다.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라는 호칭은 이때부터 붙기 시작했다.

절정은 ‘신기생뎐’부터 시작됐다. 현재까지 기생집이 남아있다는 설정을 차용한 ‘신기생뎐’은 남자 복근에 빨래를 하거나, 손님과 사랑한 기생을 멍석말이 했다. 심지어 후반부에는 ‘아수라’(임혁)이 귀신, 애기동자, 임경업 장군 등으로 빙의되는 모습을 그려 황당함을 자아냈다.

2013년 방송된 ‘오로라공주’는 무려 11명의 배우를 도중하차 시키며 누가 끝까지 살아남느냐가 이슈로 떠오르기도 했다. 교통사고와 이민, 자다가 사망, 혼이 빠져나가 사망, 심지어 주인공이 키우던 개마저 심근염으로 하차했다. 또 ‘암세포도 생명’이라는 대사로 한동안 비판의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배우와의 소통은 물론 대본 유출까지 극도로 꺼리는 임작가의 스타일에 가장 고민스러운건 배우들이다. 언제 누가 하차할지 모르는 입장에서 연기에 주력하기 힘들다. ‘오로라 공주’ 당시 갑작스럽게 하차한 배우 일부가 공개적으로 강한 불만을 드러낸 것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임작가의 이런 독단적 행태는 제작사의 권한으로 지양돼야 한다. 시청률 우선주의가 만들어낸 폐단이자 작품에 대한 책임감 없는 행위다. 벌써부터 일부 배우들은 동요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다음은 내 차례 아니냐”라는 말을 이번에도 듣게 될 줄은 몰랐다. 이런 해괴한 드라마가 계속 방송돼야 할까,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의 전성기는 언제쯤이나 끝날까. 발동걸린 데스노트를 당장 빼앗아 태워버리고 싶어진다. [미디어펜=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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