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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네이버·카카오, ESG보다 근로환경 개선이 우선
가화만사성·수신제가치국평천하 가치 되돌아봐야
승인 | 박규빈 기자 | pkb2162@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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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21-06-24 15:3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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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박규빈 기자]"다양성을 인정하고 서로 존중하며, 임직원의 능력이 최대한 발휘되도록 책임을 다하는 기업 문화와 최상의 근무 환경을 조성합니다. 모든 임직원을 능력과 성과에 따라 합리적으로 대우하며, 차별 없이 평등하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네이버 2020 ESG 보고서 中-

카카오는 인간 중심 철학을 기반으로 인권에 관한 국제 원칙을 준수하고 모든 사람과의 관계에서 인권 존중에 대한 책임을 갖고 일합니다. 원칙에 입각해 카카오와 관계를 갖는 모든 사람들에게 인권 침해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SG 보고서 '2020 카카오의 약속과 책임' 中-

   
▲ 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가 ESG와 관련된 경영 보고서를 내놓으며 환경·사회·지배 구조에 더욱 신경쓰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러나 각종 근로 환경 이슈가 연달아 터져나와 공수표에 그친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얼마 전 네이버의 한 직원은 분당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네이버 노동조합은 "고인이 생전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와 위계에 의한 괴롭힘을 겪었다"며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는 명백한 업무상 재해"라고 비판했다.

초과 근무 논란도 제기됐다. 네이버 노조는 네이버 사내독립기업(CIC)에서 주 52시간을 초과하는 근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노조의 조사결과 검색·광고·포레스트·음악 담당 직원 10% 가량이 초과 근무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다.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쉬는 날에도 업무 지시를 내리고 사내 근무 시간 시스템에 업무 시간을 실제 대비 적게 기록토록 했다고도 한다. 

카카오 또한 초과 근무 외에도 근로기준법·최저임금법 등 6개 항목을 정면으로 어긴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고용노동당국이 근로 실태에 대해 감독한 결과, 카카오는 주 52시간 넘게 근무를 시키면서도 연장근무 시간을 기록하지 못하게 한 것으로 파악됐다. 심지어 임산부에게도 시간외 근무를 하도록 했고, 의무 시행 요소인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도 하지 않았다.

때문에 카카오 직원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인사 평가 시스템 탓에 극단적 선택을 하겠다고 글을 올리기도 했다.

   
▲ 네이버·카카오 로고./사진=각 사


네이버는 ESG 강화를 위해 5500억원 규모의 채권도 발행했지만 이 같은 일이 다시 벌어진다면 공염불에 그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도 ESG 위원회를 구성했다지만 일련의 사태들은 ESG 경영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갖게 한다. 특히 네이버는 지금까지 비판에 직면할 때마다 '외부 위원회 신설'과 같은 면피성 해법을 모색해왔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 한다.

최첨단 기술로 외연을 화려하게 장식한 IT 업계는 미래적이라는 인식과 달리 노사 문제에서 크고 작은 진통을 겪어왔다. 기업 외부에 대한 책임 의식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ESG는 내부 구성원들을 다독여주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ESG를 대대적으로 표방하면서 정작 고통 속에 빠진 자사 근로자들은 방치한다면 문자 그대로 '인지부조화' 그 자체이며 자가당착이다.

고사성어에 '가화만사성'이라는 말이 있다. 집안이 화목해야 세상 모든 일이 다 잘 풀린다는 의미다. 또 태도를 지적하는 말로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가 있다. 먼저 몸과 마음을 닦아 수양해 집안을 안정시키고서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평정한다는 뜻이나 여기서의 핵심은 '수신'이다.

그러잖아도 판교 IT 단지 근로자들에 대해서는 벌써부터 '청바지 입은 젊은 꼰대'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이와 같은 오명을 불식시키고자 한다면 사내 근로 조건부터 확실히 해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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