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얼마가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냐가 의사결정의 기준”
신세계 사업구조 ‘온라인과 디지털’로 180도 대전환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신세계그룹이 국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 3위 이베이코리아를 품었다. 자사 SSG닷컴과 이베이코리아 점유율을 더하면 1위 네이버에 이어 단숨에 시장 2위까지 넘볼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셈이다. 

25일 신세계그룹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극강의 온라인 기업’으로 완벽히 탈바꿈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국내 유통기업으로서 쌓아온 오프라인 운영 노하우와 물류 역량을 이베이와 결합해 시너지를 극대화 할 계획이다.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사진=신세계 제공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지난 24일 이베이 미국 본사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한‘지분 양수도 계약(SPA)’을 체결했다. 인수가액은 약 3조4000억원이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승자의 저주’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업계에서는 이베이코리아 인수 후에도 시너지 창출을 위해 상당한 규모의 추가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 외형 면에서만 봐도, 인수 완료 즉시 그룹 내 선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베이코리아가 꾸준히 영업이익을 창출하고 있고, 충성고객인 유료 멤버십 회원이 270만 명에 달해서다. 

아울러 온라인 풀필먼트(통합물류관리) 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SSG닷컴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앞으로 4년간 1조원 이상을 온라인 풀필먼트 센터에 집중 투자한다. 신세계그룹의 오프라인 거점을 온라인 물류 전진기지로 활용해 물류 경쟁력을 키운다.

당일배송 등을 통해 셀러(판매자) 경쟁력 향상은 물론, 이베이의 대량물량을 기반으로 센터 가동률을 높여 투자 효율을 높인다. 장보기부터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 전반에 걸친 종합플랫폼을 확고히 구축하고, 통합매입으로 가격경쟁력 확보도 가능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베이 인수 후 이마트 부문 내 온라인 비중은 약 50%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IT 전문가 확보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이베이의 숙련된 전문가를 얻게 된 것도 온라인 사업의 성장을 가속화 시킬 수 있는 요인이라고 신세계는 보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미래 유통은 온라인 강자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며 “이번 인수는 단순히 기업을 사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기회를 사는 딜”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수를 계기로 신세계는 ‘디지털 에코시스템’ 구축에도 박차를 가한다.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등 기존 오프라인 유통뿐만 아니라 최근 인수한 SSG랜더스야구단 및 이베이와 SSG닷컴 등 온라인 종합 플랫폼까지 갖추게 됐다. 언제, 어디서나 소비자와 만날 수 있는 완전한 온-오프‘360에코시스템’을 완성하게 된다고 신세계는 설명했다.

앞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이베이코리아 인수와 관련 “얼마가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느냐가 의사결정의 기준”이라며, 이베이 인수에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올 초 신년사에서 ‘반드시 이기겠다는 근성’을 주문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는 “이베이 인수는 온라인이 아니라 유통판 전체를 재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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