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최고위서 "새로운 주자 선출에 최선을 다해 준비"
경선일정 반대 측, 송 대표가 월권 행사하려 한다 반발
[미디어펜=이희연 기자]더불어민주당은 25일 '대선 180일 전까지 후보를 선출한다'는 원칙 그대로 내년 대선 경선 일정을 진행하기로 했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지도부는 현행 당헌에 규정된 원칙에 따라 제20대 대선(경선)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며 "180일을 기준으로 대선 경선 기획단이 수립한 기본적인 경선 일정을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내년 3월 9일 우리 민주당이 국민의 신임을 받는 데 어떤 방법이 적절한지에 대한 충정어린 진지한 논의가 있었다"며 "여러 이견이 있었지만 우리 지도부가 하나로 가야한다는 합의 하에 이견이 있는 최고위원도 양해해 같이 힘을 하나로 모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영등포 제1스포츠센터에 마련된 코로나19 백신 접종 현장을 방문한 뒤 간담회를 갖고있다./사진=박민규 기자

이어 "집권당이 어려운 시기에 국민 삶을 책임지고 우리 당내 경선을 질서있게 함으로써 새로운 주자를 선출하는 데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랜 시간 논의 결과, 민주당의 경선 일정은 현행 당헌대로 180일 전에 후보를 선출하는 것으로 최고위원회가 의결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선경선 일정을 원칙대로 하겠다는 민주당 최고위의 결정과는 달리 경선 연기를 주장하고 있는 일부 대선주자들이 있어 앞으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대선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 등 경선 연기파 의원들은 "(대선 경선은) 당대표가 아닌 당무위원회(당무위)가 권한을 갖고 있는데도 송 대표가 일종의 월권을 행사하려 한다"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이 전 대표 측 오영훈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당 지도부의 일방적인 태도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한다"면서 "다수 의원들의 의견을 무시한 일방적이고 독단적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오 대변인은 "우리 민주당이 지켜온 민주주의 전통을 스스로 허무는 나쁜 선례임이 분명하다"면서 "흥행없는 경선을 결정한 지도부는 향후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남은 과제는 당무위원회다. 민주당 대선 후보자 선출 특별당규에는 선거일과 관련해서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당무위원회의 의결로 정한다'고 되어 있다. 

민주당은 그동안 대통령 후보자 선출과 관련된 '당헌 88조'를 두고 여러 논란이 있었다. 민주당의 당헌에는 ‘대통령 후보자의 선출은 대통령 선거일 전 180일까지 해야 한다. 다만, 상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당무위원회의 의결로 달리 정할 수 있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를 근거로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는코로나19 등의 이유로 대선 경선을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경선 연기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며 '원칙론'을 주장하고 있다. 

경선 연기파 의원들이 이날 최고위 결정에 불복하고 당무위 의결을 주장할 경우 그동안 "경선 연기를 당 대표가 결정할 사안"이라고 주장해온 송 대표의 리더십도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사실상 송 대표에 대한 불신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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