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수출·내수 부진으로 생산 4.5% 감소 전망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올해 하반기 세계 경제가 선진권과 중국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이 완화되면서, 세계 주력산업 수요가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의 경쟁 격화로 국산 제품의 경쟁 여건이 전반적으로 악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상반기 대 미국 및 중국 수출은 경기 회복에 따른 산업생산 증가와 주요 품목의 수출단가 상승과 백신 보급 확대, 대규모 경기부양책으로 인한 소비심리가 회복되면서 두 자릿수 증가세를 시현했다.

산업연구원은 28일 하반기 산업 전망 발표를 통해, 하반기 역시 국내외 수요 여건은 호전되나 상반기 대비 기저효과는 축소되고, 경쟁 여건은 다소 악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 LG전자 모델이 고효율 가전제품 할인 행사를 소개하고 있다./사진=LG전자 제공.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실물경기는 지난해 2분기 이후 선진권과 신흥권의 동반 회복세가 이어지고, 특히 올해 들어서는 중국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가속된다는 전망이다.

미국이 올해 초 소비·투자가 급증하면서 4분기 만에 전년대비 플러스 성장률을 회복하고, 일본과 유로존(유로화 사용지역) 역시 두 자릿수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이후 점차적으로 회복세로 돌아섰으며, 중국은 올해 1분기 성장률이 18.3%까지 높아지는 등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경쟁 여건의 변화 속에서 국내 기업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에서 가장 빠르게 회복 중인 중국산 제품과의 경쟁이 대부분 제조업에서 격화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먼저 중국산 제품의 영향력이 강화되고 있는 정유, 석유화학, 섬유, 가전, 디스플레이 등의 우리 경쟁력은 국제유가 인상에 따른, 국산 석유화학제품의 원가경쟁력 하락으로 상대적으로 약화 된다는 것이다.

조용원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연구본부 연구위원은 “다만 석유화학 제품 중 중국 내 자급률이 낮은 품목에서는 국산 수입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될 것”이라며 “한중합작법인인 중한석화 생산설비 신증설로 생산량이 증가하는 반면, 미국과 아세안발 생산량은 소폭 증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국제유가 인상으로 석유화학제품, 섬유 가격 상승으로 정유산업의 정제마진은 개선되나, 조선 및 가전은 생산단가 부담이 증가될 예측됨에 따라 가전, 섬유 등은 프리미엄화를 통한 제품가격 상승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친환경, 포스트 코로나 관련 프리미엄 신제품 등이 새로운 수요 트렌드로 부상될 것”이라면서 “코로나19 영향에서 가장 빠르게 회복한 중국산 제품과의 경쟁이 대부분 제조업에서 격화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조 위원은 “미・중 분쟁에도 불구, 코로나19 이후 중국의 세계적 공급기지 역할 및 중국 브랜드의 영향력이 강화되고 있어 정유, 석유화학, 섬유, 가전, 디스플레이 등에서 우리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하락이 예측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중국산 제품의 국내 시장 유입 규모가 확대되며 국내 경쟁 여건이 악화되나, 일부 산업에서 신제품 출시 및 국내 생산구조의 고도화 등으로 경쟁 여건이 개선되는 측면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산업연구원은 가전 수출은 주요 수출국의 경기 호조 예상과 함께, 전년 하반기의 역기저효과로 2.8% 감소, 가전 내수는 지난해 수요 증가요인이었던 정책지원, 주택거래량 급증 등이 약해지는 등 2.4% 감소를 예상했다.

반면, 가전 수입은 내수 감소에도 불구, 역수입 증가에 따른 증가세가 유지되나 증가 폭은 둔화되면서, 가전은 수출과 내수가 하반기에 모두 전년 대비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생산이 4.5%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조 위원은 “내수 의존도가 높은 국산 중소기업제품 중심으로 고효율 가전 구매비용 환급 추진 및 사업화 가능성 제고를 위한 기반 역량과 규제 해소를 위한 실증사업 확대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에 대응하는 신제품 출시 촉진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대책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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