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엔 54세 정원석 LG전자 VS사업본부 상무 발탁
LG그룹, 자동차 부품 사업 수직 계열화에 본격 시동 평가
LG전자 VS사업본부, 내년 매출 10조원 전망…영업적자 탈출 기미
[미디어펜=박규빈 기자]LG그룹이 최근 사업부 축소와 분사 등을 통해 내부 교통 정리를 하고 있는 가운데 다음달 1일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이하 LG마그나)이 베일을 벗는다. 형식상 LG전자의 자회사로 편제되나 관계된 계열사들이 다수 존재하는 만큼 LG마그나는 LG그룹 구광모호의 효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 LG전자와 마그나 인터내셔널의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이 오는 7월 출범한다./사진=LG전자 제공


30일 재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합작해 설립한 전장사업 전문 자회사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이 오는 7월 1일부로 정식 출범한다. 같은 날 대표이사도 선임한다. 초대 대표이사로는 여러 후보군이 있었으나 정원석 LG전자 VS사업본부 그린사업담당(상무)이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대우자동차 연구원 출신으로 LG전자 전장사업 아시아 고객 관리자, VS사업본부 등을 거쳤다. 당초 관련 업계에서는 60세인 김진용 VS사업본부장(부사장)이 LG마그나 대표이사직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으나 54세인 정 상무의 낙점은 유연한 사고를 중시하는 '젊은 총수' 구광모 회장의 인사 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018년 7월 취임한 구 회장은 미래 먹거리와 인적 자원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 조직 경쟁력을 제고하고 혁신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과감한 젊은 인재 등용이 필요하다는 확신을 갖고 있어서다. 특히 전장 사업은 로봇·인공지능(AI)와 더불어 구 회장이 표방하는 뉴 LG의 상징과도 같다.

LG마그나 지분 비율은 LG전자가 51% 마그나 인터내셔널 49%로 구성된다. 대표이사로 낙점된 정 상무를 포함, 경영진은 총 5명으로 3명은 LG전자, 2명은 마그나 측이 선임한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LG전자와 마그나가 각 1명씩 임명하게 된다.

이로써 '전기차 없는 전기차 그룹'으로 통하는 LG그룹은 자동차 부품 사업 수직 계열화에 본격 시동을 걸게 된다.

LG마그나는 전기차 파워트레인을, LG전자 VS사업본부는 차내 인포테인먼트를, 또 다른 자회사 ZKW는 차량용 조명을 담당한다. 부품 계열사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과 조향 기술을 제공해 통합 솔루션 공급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은 2차 전치를, LG유플러스는 자율 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어 구광모 회장이 지휘하는 LG그룹은 타이어 생산만 하지 않을 뿐 명실상부한 미래차 기업이라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시장 조사 전문 업체 IHS마킷은 올해 전세계 친환경 자동차가 2억600만대라고 발표했다. 내년에는 2억8400만대, 내후년에는 3억7300만대로 대폭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관련 업계에서는 LG마그나 매출이 올해 5000억원을, 2023년에는 1조2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 같은 호조세 덕에 LG전자 VS사업본부는 내년 매출 10조원을 이뤄내 영업이익을 내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LG마그나·ZKW 실적은 VS사업본부 연결재무제표상 매출·영업이익에 반영된다. 여의도 증권가의 평균 컨센서스에 따르면 내년 LG전자 VS사업본부의 매출액은 올해 전망대비 21% 늘어난 9조5600억원, 영업이익은 2360억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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