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서울반도체의 주가가 급작스런 영업적자 전망 공시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5일 장에서 서울반도체는 전거래일 대비 10.19% 급락한 1만6300원에 마감했다. 서울 반도체의 주가는 지난달 29일부터 6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이날 주가 급락에는 결정타가 있었다. 서울반도체 측이 오전 11시31분에 영업실적 등에 대한 전망 공시를 정정했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반도체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102억원에서 319억원의 영업손실로 변경했다. 매출도 2550억원에서 2126억원으로 예상치를 줄였다. 회사 측은 실적 전망치 정정의 이유로 ‘IT부문 시황 악화로 전체 매출액 감소, 재고 증가 평가손실 및 매출액 감소로 인한 영업이익 감소’를 들었다.

특히 기존 영업이익 전망 공시에서는 ‘조명 제품 매출비중 증가에 따른 수익성 안정화, 지속적인 원가절감으로 비용 최소화’였던 이유가 이번 공시에는 ‘매출실적 악화 영향으로 이익 감소, 수주 감소와 판가하락에 따른 재고 평가 손실 발생’으로 정반대로 바뀌었다.

투자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실적이 좋다고 자금을 끌어모은 뒤 이제 와서 영업손실로 공시를 정정한다는 게 이해가 안된다는 것. 한 투자자는 “주가 조작 냄새가 심하게 풍긴다”며 “어떻게 회계를 분석하면 100억 흑자 예상에서 300억 손실로 실적 예상이 바뀔 수 있냐”고 지적했다.

한편 외국인 투자자는 이미 실적 전망치의 변경을 알고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외국인은 지난 29일부터 5일까지 6거래일 연속 서울반도체 주식을 매도했다. 특히 실적 정정 공시가 나가기 전인 4일에는 164억원 규도를 매도해 평소보다 몇배나 많은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날도 외국인은 172억원 규모를 매도했다.

김재향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공시팀장은 “실적 전망치 공시는 추후 심사를 통해 타당성을 점검해서 근거가 없다고 판단하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할 수 있다”며 “다만 업황의 급작스런 악화 등 어쩔 수 없는 경우에는 제재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