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연 전파포럼 기조강연서 “안전보장-비핵화 협상 병렬적 추진”
“아무도 워크아웃 못하게…재래식 분야 긴장 완화로 비핵화 집중”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1일 “비핵화 목표 달성을 위해 ‘되돌릴 수 없는 틀’을 만들어서 다음 정부에 넘기겠다”고 밝혔다.

최 차관은 이날 국가전략안보연구원이 주최한 '한국외교의 미래와 외교 유연성' 주제의 전파포럼 기조강연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관련해 “여전히 시간이 남아 있다. 비핵화를 향해 전진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 차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초기 베를린 구상을 발표할 때만 해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 선수단이 파견되고 3차례 남북 정상회담이 모두 1년 안에 실현됐다”면서 “현재 상황이 녹록치 않지만 비핵화는 지속적인 대북 관여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최 차관은 ‘되돌릴 수 없는 틀’에 대해 “아무도 이 프로세스에서 ‘워크아웃’(walk out) 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여기에는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의 상호 견인, 신뢰 구축 및 안전보장 조치와 비핵화 협상의 병렬적 추진, 재래식 분야 긴장 완화를 통한 비핵화 과정 집중이라는 중요한 원칙들이 담겨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최종건 외교부 1차관./사진=연합뉴스

최 차관은 이날 외교유연성을 강조하면서 “유연한 외교를 통해 높아진 한국의 국익과 위상을 지속 발전시키는 게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의 외교적 과제”라며 한미동맹의 진화와 외교 지평의 다변화·확대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꼽았다.
 
그는 “외교 다변화는 우리의 번영과 직결되고 생존과도 매우 가깝게 닿아있다”며 문재인정부의 신남방정책과 영내 주요 파트너 국가들과의 연계 협력, 그리고 11년만에 열린 한-SICA 정상회의 등 중남미 국가들과의 협력을 사례로 꼽았다.

최 차관은 또한 지난 5월 한국이 주최한 P4G 정상회의를 거론하며 “이러한 외교의 외연 확대가 궁극적으로 글로벌 가치외교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서울선언문에 미국과 중국이 함께 참여한 사실만으로도 세계는 두 나라의 협력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차관은 한미동맹 진화와 관련해 “영어로 ‘리파인’(refine)이란 표현을 쓰고 싶다. 70년이라는 동맹 역사성을 인식하고 이제는 동맹을 서로 도움 주고 도움 받는 건전한 관계로 업그레이드 해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이 그 청사진을 보여주는 하나의 선례가 됐다”며 “이는 우리만의 평가가 아니라 당시 웬디 셔먼 국무부 장관 등 주요 외교안보 고위 인사들과의 일치된 인식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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