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코스피 시장서 2241억원어치 팔아…상승세 지속하면 매도 압박↑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유가증권시장(코스피) 매도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기준 월별 순매도 규모는 확연히 줄어들었지만 13개월 연속 순매도 기록은 이어 가는 모습이다. 향후 코스피가 꾸준히 상승할 경우 매도 압박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 코스피 상승세가 이어지면 국민연금의 매도 역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픽사베이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의 6월 코스피 순매도 금액은 2241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월평균 연기금 순매도 금액이 3조1452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대폭 줄어든 수치다. 

연기금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3월까지 역대 최장인 51거래일간 연속 순매도 기록을 세웠다. 

이후 4월에도 2조6865억원을 순매도하며 매도 우위를 지속했다. 그러나 5월 들어 37억원을 순매도한 데 이어 6월에도 순매도 금액을 큰 폭으로 줄였다. 

연기금의 매도세가 완화된 데에는 동학개미들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연기금의 잇따른 매도에 동학개미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폭주했고 국내 주식 시장 규모를 재평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결국 국민연금 기금운용회는 지난 4월 9일 국내주식에 대한 전략적자산배분(SAA) 이탈 허용범위를 종전 ±2%에서 ±3%로, 1%포인트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최대 16.8% 였던 국민연금의 국내주식비중은 19.8%까지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 누적 연기금의 코스피 순매도 금액은 총 18조8717억원이다. 연기금의 대표주자인 국민연금의 국내주식비중 한도는 여전히 상단을 초과한 상태고, 중기 자산 배분 계획에 따른 주식 비중 축소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4월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은 20.1%로 나타났다. 연말까지 달성해야 하는 목표비중인 16.8%를 3.3%p 초과한 상황이다. 이탈 허용범위인 19.8%를 기준으로 삼아도 0.3%p를 넘어섰다. 

국민연금의 국내주식비중이 이처럼 증가한 데에는 코스피의 거침없는 상승세가 한 몫을 했다. 국민연금이 순매도를 통해 자산 비중 축소에 나서도 코스피가 상승하며 오히려 비중이 늘어나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다.

실제 코스피는 지난달에 92.76포인트(2.90%) 올랐다. 최고치를 잇따라 경신하며 지난달 25일에는 사상 최초로 33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코스닥지수는 2개월만에 1000선을 회복하는 등 한 달간 48.18포인트(4.91%) 상승했다.

앞으로도 국민연금의 매도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코스피가 4월 수준인 3200선으로 유지된다는 것을 가정할 때,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비중 목표(16.8%)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연말까지 34조원을 더 팔아야 한다. 연말까지 코스피가 최대 3600선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상황인 만큼 매도량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스피의 강세가 지속되면 국민연금은 중기자산배분전략에 따라 정해진 국내주식비중을 맞추기 위해 순매도를 이어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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