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주 만에 '가지' 되버린 장윤석 티몬 대표
직급체계 호칭 없애고, 회사 상황 솔직하게 답변 '호평'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티몬이 2010년 설립 이후 올해 첫 흑자를 냈다. 티몬과 함께 소셜커머스로 시작한 쿠팡과 위메프는 외형 확장과 별개로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티몬은 재무구조적인 면에서 혁신과 함께 기업문화도 새롭게 바꿔 시너지를 내겠다는 의지다. 

3일 실제로 티몬 임직원 게시판에서는 “야근이 많아져도 즐겁게 일하겠다” 등의 파격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16일 취임한 장윤석 티몬 공동대표가 일으킨 새 바람 덕이다. 

장윤석 대표는 취임 당일 직원들에게 인사메일을 보내면서 소통을 시작했다. 그는 새로 부임한 대표답게 “새로운 회사에 입사했다고 생각하라”며 강력한 변화의 의지를 표명했지만, 직원들로서는 반신반의 할 수밖에 없었다. 장 대표는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 장윤석 티몬 공동대표가 직원들과 미팅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티몬 제공

취임 5일 뒤인 지난 6월21일 장 대표는 티몬 ‘티비온’ 라이브 플랫폼 활용 전사 대상 타운홀미팅에서 “티몬은 ‘스타트업 마인드’로 돌아가 수평적 소통에 기반한 실행력과 행동력을 갖춰야 한다”며 “‘조이(joey)’로 불러 달라”고 주문했다. 

직급체계에 따른 호칭을 없애고, 영어이름으로 호칭을 변경한 것이다. 그는 또 “조이 대표나 조이님은 취지와 어긋난 것”이라며 회사 대표를 선뜻 이름으로 부르기 어려워하는 직원들을 안심시켰다. 

결정적으로 직원들이 장 대표, 아니 ‘조이’와 급격히 가까워진 계기는 엉뚱한 데서 발생했다. 

사내 ‘날아라 슈퍼티몬’ 게시판에 장 대표가 직원들에게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며 글을 남겼는데, 오타가 나서 ‘가지 소개’가 됐다. 이를 재밌어 한 몇몇 직원들이 본인을 ‘가지’로 칭하기 시작하면서 모든 직원들이 따라하게 됐다. MZ세대 직원이 90%인 회사답게 소소한 재미를 찾아 재빠르게 일종의 ‘밈’으로 탄생시킨 것이다. 

직원들은 ‘가지 대장’이라는 말로 장 대표를 부르며 회사의 비전과 방향, 보상 등에 대해 여러 질문을 던졌고, 장 대표도 가감 없이 상세하게 답변을 남겼다. 

티몬이 홀해 첫 흑자를 내긴 했지만, 2010년 설립 이후 지난해까지 10년 간 적자를 낸 탓에 직원들조차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의구심을 품던 터였다. 영어이름으로 부르며 자유롭게 대표와 소통한 직원들은 “현 상황에 대해 정확하고 솔직하게 말해줘서 속 시원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표와의 채팅에서도 “보상도 좋지만 우리같이 다시 티몬을 살리기 위해 집중이 필요할 것 같아요. 그러면 보상은 자연스레 따라오지 않을까요?”, “조이가 오고 나서 많은 직원들이 기대를 한다” 등 허심탄회한 의견들이 나왔다. 

장 대표는 “티몬만의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를 실행할 조직과 기업문화, 일하는 방식이 개선돼야 한다”며 “티몬 기업문화 혁신의 지향점은 구성원 모두가 최고의 기량을 펼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있으며, 이를 위한 수단으로써의 기업문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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