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선 조정 자동화 프로그램 도입…항공의료센터, 개인별 수치 참고 문진
국토교통부, 관련 규정 강화…노사 회의체 가동해 연간 노출량 6mSv↓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대한항공이 내년 항공 승무원의 우주 방사선 피폭량의 체계적 관리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한다.

   
▲ 김포국제공항 주기장에 서있는 대한항공 소속 여객기들./사진=대한항공 커뮤니케이션실 제공


4일 항공업계와 대한항공 노동조합 관계자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 노사는 지난달 10일 '우주 방사선' 관련 노사협의 회의를 개최해 이러한 내용에 합의했다.

우주 방사선은 태양이나 우주에서 발생해 지구로 들어온다. 북극 항공로(미국·캐나다→한국)를 이용하거나 고도로 운항할 경우 노출량이 많아진다는 게 항공 의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최근 대한항공에서 32년간 근무한 조종사는 급성 백혈병 투병 중 방사선 피폭에 따른 산재를 최초로 인정받은 바 있다.

이번 노사 회의는 국토교통부가 5월 항공 승무원에 대한 우주 방사선 안전 관리 기준을 대폭 강화한데 따라 구체적인 시행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열렸다. 앞서 국토부는 승무원 우주 방사선 안전 관리 규정의 피폭방사선량 안전기준을 '연간 50mSv(밀리시버트)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5년간 100mSv 이하'에서 '연간 6mSv'로 하향 조정했다.

대한항공은 승무원의 비행 노선과 비행 시간을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내년 중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다. 현재도 대한항공은 매월 승무원 개인별 누적 우주 방사선량을 사내 정보 사이트에서 상시 조회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 신규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피폭량 계산과 운항 일정 변경 등을 자동화할 전망이다.

앞으로 연간 6mSv에 가까운 피폭량을 기록한 승무원은 북극 항공로가 아닌 노선이나 비행 시간이 짧은 노선에 자동 배정된다.

아울러 대한항공은 북극 항공로 노선에 대해 방사선 피폭량 실측에도 나선다. 방사선 측정 장비·기준에 따라 실측값이 다르게 나올 가능성이 있어 대한항공은 전문 기관과 협의를 거쳐 합리적인 측정법을 마련할 방침이다.

승무원 사내 교육 프로그램 중에는 우주 방사선에 대한 이해 등의 항목도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항공의료센터는 승무원 정기 검진 시 개별 방사선 피폭량 수치를 참고해 문진하는 등 방사선 관련 승무원 건강 관리도 강화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국토부 규정 개정 이전부터 연간 6mSv 기준을 적용해 승무원들의 연간 피폭량이 이를 초과하지 않도록 관리해왔다.

대한항공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지금도 승무원 피폭량을 관리하고 있지만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승무원들의 피폭량이 현행 법률 기준보다 훨씬 더 낮은 상태로 관리가 가능하게 될 것"이라며 "노사 협력을 통해 승무원 안전·건강을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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