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5만2830대 팔린 그랜저, 5년 연속 연간 판매량 1위 유력
제네시스 G80·GV70, 순위권 진입
고급화·대형화 모델 인기 지속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올 상반기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큰 차들의 인기가 지속됐다. 또 고급화모델의 인기도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판매량이 가장 많았던 차는 글로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인기와 달리 준대형세단 그랜저가 명성을 유지했다. 이 밖에 새로운 변화는 고급차브랜드 제네시스 G80과 GV70이 탑 10에 이름을 올렸다. 

   
▲ 현대자동차 준대형 세단 그랜저. /사진=미디어펜


5일 국내 완성차 판매 실적을 종합해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완성차 업계 5사의 총 판매량은 76만8288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80만89대)대비 약 3.97% 감소한 수치다. 반도체 부족현상에 따른 국내 업체들의 선택과 집중방안으로 수출물량에 집중하며 내수판매량이 감소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것은 현대자동차 그랜저였다. 그랜저는 지난 2017년부터 꾸준히 최고 판매량으로 베스트셀링 모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랜저는 상반기에만 총 5만2830대 판매됐다. 

특히, 지난 5월 처음 선보인 스페셜 트림 '르블랑'은 계약 물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두 번째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모델은 기아 카니발이다. 카니발은 상반기에만 4만6294대가 팔렸다.

지난해 8월 출시된 4세대 카니발은 기존 미니밴의 전형성에서 벗어나 세련된 디자인을 완성했고, 공간 활용성과 최신 편의사양을 갖춰 재탄생했다. 사전계약 첫날 2만3006대가 계약될 정도로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고, 출시 이후 10개월 연속 기아의 월간 최대 판매 차량으로 기록됐다.

3위는 현대차 아반떼(4만222대)가 차지했다. 뒤이어 기아 쏘렌토(3만9974대), 기아 K5(3만6345대), 현대차 쏘나타(3만2357대), 제네시스 G80(3만566대), 현대차 팰리세이드(2만9541대), 현대차 투싼(2만8391대), 제네시스 GV70(2만2701대) 등이 상반기 톱 10에 이름을 올렸다. 

이중 아반떼를 제외하면 중형 이상의 큰 차들이 많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특히 일반 차량 대비 약 1.5배 가량 고가인 제네시스의 차량이 이름을 올린 것은 새로운 기록이다.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나타나는 특징은 큰차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고급화된 모델의 인기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대형차들의 인기가 증가하고 있는 것에는 친환경 전기차 확산이 원유 수요감소를 불러왔고 이는 곧 '저유가 시대'로 이어지며 연비 경쟁력이 떨어지는 대형차 개발까지 부추겼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 기아 미니밴 카니발. /사진=미디어펜


이런 배경에 힘입어 대형SUV가 인기를 누리는 중이다. 여기에 미니밴도 예전의 인기를 다시금 얻고 있다. 

또한, 향후 레벨5 수준의 완전자율주행차가 일반화되면 세단과 소형SUV과 중형SUV 등이 사라지고 미니밴 형태의 원박스카가 대세를 이룰 것이라는 전망도 속속 나오고 있다.

운전자가 필요 없이 개인용 이동수단이 아닌 모두가 공유하는 자율주행시대가 되면 많은 인원을 효율적으로 이동시킬 수 있는 차가 필요하고 이에 걸맞는 형태가 박스카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다시 유가가 상승하고 있는 기저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시장에 영향을 주는 단계의 아니며 하반기의 실적 변수로 작용할 수 는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큰 차와 고급차의 인기로 새로운 해석도 등장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소비패턴이 변화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차박을 즐기려는 소비자들과 새로운 휴식의 공간으로 자동차가 활용되며 좀 더 쾌적한 공간활용성이 필요하다는 것.

과거 이동수단에 그쳤던 자동차는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또 하나의 휴식공간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에 실용성이 중시됐던 자동차에서 감성품질이라는 항목이 중요해졌고 업계는 새로운 시도를 단행하며 고객니즈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노력중이다. 

고급오디오시스템을 적용하거나 호화스러운 인테리어로 시작적인 만족도를 높이는 등이 감성품질을 높이기 위해 단행된 변화다. 이런 변화는 소비자들이 만족할 만한 결과물로 꼽히며 높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 (왼쪽상단부터 시계방향)현대차 아반떼, 기아 쏘렌토, 현대차 쏘나타, 기아 K5. /사진=미디어펜


준중형 세단 아반떼의 인기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기존 실용성의 엔트리카 역할을 담당해왔던 아반떼는 차체 크기를 키우고 실내공간활용성을 높였다. 실내인테리어는 트랜디한 대님소재와 첨단 안전편의 사양으로 과하게 무장했다. 

이런 아반떼는 젊은 고객층에의 전유물에서 새로이 중장년 고객층을 확보 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었고 높은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 또 이같은 고객특성은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약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시장의 위축이 예견됐지만 자동차 시장에서는 전혀다른 결과를 보이고 있다"며 "이동제한과 거리두기 등이 자동차 시장에서는 좀 더 크고 고급화된 모델의 인기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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