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김원형 SSG 랜더스 감독이 뜻 깊은 50세 생일을 보냈다.

5일 열린 SSG-롯데 자이언츠의 인천 경기에서는 SSG가 10-4로 승리를 거뒀다. 최주환이 연타석으로 스리런 홈런을 쏘아올리고, 추신수가 3점포를 터뜨리는 등 화끈한 대포를 앞세워 거둔 승리였다.

이 경기 승리는 김원형 감독이나 SSG에게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SSG는 롯데전 연패 포함 최근 3연패에서 벗어났다. 또한 시즌 40승(2무 32패)에도 도달했다.

더군다나 이날은 김원형 감독의 생일이었다. 1972년 7월 5일생인 김원형 감독은 만 49세, 한국나이로 50세 생일을 맞았다.

사실 생일날 팀을 지휘하면서 김원형 감독의 속은 편하지 않았다. 팀이 연패 중이기도 했지만, 전날(4일) 롯데전에서 김 감독은 심판의 스트라이크-볼 판정에 항의를 하다 퇴장을 당했다. 4-4로 동점이던 9회초 수비 위기 상황에서 서진용이 승부구로 낮게 꽂아넣은 속구를 구심이 잇따라 볼 판정을 내리자 덕아웃에서 뛰쳐나온 김 감독이 거세게 항의했다. 퇴장 명령을 받은 후에는 김성철 구심을 밀치기까지 할 정도로 김 감독는 판정을 몹시 아쉬워했다.

감독의 퇴장 후 SSG는 곧바로 2실점해 4-6으로 패하면서 3연패에 빠졌다.

이렇게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치른 5일 경기였으니, SSG가 연패를 끊지 못했다면 팀은 더욱 침체될 수 있었다.

   
▲ 사진=SSG 랜더스 공식 유튜브 캡처


화끈한 승리를 거둔 후 SSG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덕아웃 앞에서 자축하고 있을 때 선수들이 김 감독을 위해 미리 준비한 깜짝 생일 파티가 펼쳐졌다. 생일 케이크가 등장했고, 선수들의 축하 노래 속에 김 감독은 멋쩍어 하면서도 환한 얼굴로 케이크의 촛불을 불어 껐다.

선수들이 감독님의 즐거운 생일을 그냥 넘길 리 없었다. 김태훈, 김택형이 기습적으로 케이크의 크림을 떼 김 감독의 얼굴에 묻혔고, 맏형 김강민은 아예 케이크를 통째로 들고 감독의 얼굴에 문지르며 격하게 축하(?)를 해줬다.

깜짝 생일 파티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장면이었지만, 의미는 남달랐다. SSG 선수들은 평소 진중하고 얌전하기만 한 김 감독이 왜 그렇게까지 판정에 화를 내며 퇴장까지 불사했는지, 그 마음을 헤아리고 있었다.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총대를 메고 나서준 감독에게 화끈한 승리와 생일파티를 선사해준 것이다. 

김원형 감독은 잊지 못할 생일의 추억 하나를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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