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금융·외부 차입·내부 조달 등 거론…대규모 차입시 재무건전성 우려도
[미디어펜=이동은 기자]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을 품게 되면서 약 2조원의 인수 자금 조달 방안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중흥그룹이 인수가격을 한 차례 낮추는데 성공한 가운데 인수자금으로 인수금융, 외부 차입, 내부 조달 등의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중흥그룹은 재무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해야되는 과제를 안게 됐다.

   
▲ 중흥그룹 CI./사진=중흥그룹 제공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는 전날 중흥그룹을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지난달 실시한 입찰에서 중흥그룹은 인수가격으로 2조3000억원을 써 냈지만, 이후 제안서를 수정하는 과정에서 약 2조원대 초반으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중흥그룹은 대우건설 인수 추진 과정에서 다른 재무적투자자(FI) 없이 자체적으로 인수자금을 조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FI를 끼지 않는 전략적투자자(SI)로 대우건설 인수를 통해 시너지를 내겠다고 자신했다.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도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비밀유지 조항으로 중흥그룹의 자금조달 계획을 밝힐 수는 없지만, 매각 주관사와 검토한 결과 M&A 딜에서 클로징하는데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중흥그룹은 2조원 가운데 절반가량인 1조원을 금융권으로부터 인수금융의 형태로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금융을 제외하면 약 1조원은 중흥그룹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중흥그룹의 주요 계열사는 중흥건설과 중흥토건이다. 매출 규모나 자금동원력은 중흥건설보다는 중흥토건이 더 우위에 있으며, 경영권 승계 측면에서 정원주 부회장이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중흥토건이 메인으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 구조에도 관심이 쏠린다. 대우건설 지분 50.75%를 중흥건설과 중흥토건이 직접 인수하는 형태보다는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인수하는 방안이 유력해 보인다는 분석도 나왔다. 인수금융을 받을 경우 SPC가 금융사로부터 인수금융을 받고 남은 금액은 중흥그룹에서 출자하는 것이다.

   
▲ 중흥그룹·대우건설 실적./자료=각사 사업보고서


지난해말 기준 중흥토건과 중흥건설의 현금성 자산은 약 6333억원이다. 양사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연간 약 3000~5000억원 수준이다.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 가운데 사업을 위해 최소한으로 남겨두고, 무리하지 않는 수준에서 일부 자산을 매각할 경우 내부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자금 규모는 약 5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돼 여전히 추가 자금조달이 불가피하다.

다만 대규모 차입을 하게 되면 중흥그룹의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 있다. 중흥그룹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차입금도 부담이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중흥건설과 중흥토건의 차입금은 약 7500억원이다. 중흥건설은 단기차입금 487억원과 장기차입금 1184억원, 중흥토건은 단기차입금 1686억원과 장기차입금 4170억원 규모다. 양사는 이미 매년 금융비용으로 약 700~800억원을 사용하고 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와 관련해 내부적으로 자금과 신용등급 등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아직 인수자금 마련 방안과 관련해 결정된 것은 없지만 내년 중으로 들어올 분양 대금 등 자금이 많이 있다”며 “이를 비롯해 금융권으로부터의 인수금융, 단기 브릿지론 등 여러 자금조달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시적으로 외부 차입금이 늘어날 수 있지만, 내년까지 유입될 그룹의 영업 현금흐름으로 대부분 상환할 예정이어서 사실상 외부 차입 없이 대우건설을 인수하게 된다”며 “중흥그룹은 푸르지오를 국내 1등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대우건설을 세계 최고 부동산 플랫폼으로 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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