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세헌기자] “다리를 잘라 아래 붙여볼까?”

이 한 마디로 가구의 혁명이 시작됐습니다. 1951년 이케아의 네번째 직원 일리스 룬드그렌은 차 트렁크에 테이블을 집어넣으려고 안간힘을 쓰다가 급기야 다리를 잘라냈습니다. 플랫팩(flat pack) 가구는 이렇게 탄생됐습니다.

   
▲ 사진= 이케아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플랫팩은 부품들이 납작한 상자에 포장돼 운반되고 소비자가 직접 조립을 한다는 콘셉트를 기반으로 합니다. 디자인에서 제조, 유통에 이르는 가구산업의 전 단계에 일대 혁명을 가져왔습니다.

특히 쓸데없이 낭비되는 공간을 없앰으로써 보관과 운송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었고, 조립 과정을 소비자에게 전가(?)함으로써 인건비도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플랫팩은 이케아의 최대 강점인 가격 우위를 가져왔습니다. 여기에 소속과 참여라는 동종의 어느 다른 브랜드도 넘볼 수 없는 독특한 부수효과를 낳았습니다. 소비자들은 직접 완성시킨 가구를 보며 강한 애착과 자부심을 느낀다고 입을 모으로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쇼핑의 전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이케아라는 브랜드와 하나가 된다고 합니다. 달리 생각해보면, 소비자 자신이 이케아 브랜드와 그 비즈니스 모델의 일부가 되는 것이겠죠.

그렇다면 이케아를 흉내 낸 디자인의 저렴한 가구를 선보인 후발업체들이 이케아를 뛰어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2000년대 일본에 이케아가 재출점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당시 가구업체 사장을 만나면, 일본에서는 먹히지 않는다는 시각이 대체적이었습니다. 이미 1970년대에 가구 수입업체와 손잡고 일본에 진출했다가 철수한 바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케아는 보기 좋게 그들의 부정적인 기대를 저버리고 승승장구하며 일본 가구 업계에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왜 이케아만이 잘 팔릴까요? 가구 업계의 판도를 바꾼 이케아는 이제 라이프 스타일 마켓이라는 신흥 시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이케아는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는 수준을 넘어 그들에게 삶의 방식을 제안하는 기업이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