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NH농협은행 불참 가닥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정부가 추진중인 '대환대출(대출 갈아타기) 플랫폼'이 일부 시중은행이 참여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출시전부터 잡음이 일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결제원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대환대출 플랫폼 구축은 금융소비자가 기존 대출보다 유리한 조건이 신규 대출로 갈아탈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취지로 오는 10월 오픈을 앞두고 있다.

   
▲ 사진=금융위 제공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은 전 금융권이 참여하는 대환대출 플랫폼 서비스에 불참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는 올해 업무계획 발표를 통해 은행을 방문할 필요 없이 모바일 앱에서 모든 금융기관의 대출상품 금리를 비교한 후 가장 유리한 조건의 대출상품으로 선택해 갈아탈 수 있는 '원스톱·비대면 대환대출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결제원이 해당 인프라를 만들고 토스 등 핀테크 금리비교 플랫폼을 연결해 대환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다.

금융위는 이를 통해 금융소비자의 '신용도 상승의 선순환'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해왔다. 그동안 일부 금융소비자가 제2금융권 혹은 불법 사금융을 이용하면서 신용도가 크게 하락하고 과도한 원리금 상환 부담을 지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이 같은 경우에도 대환대출 서비스를 통해 유리한 대출로 갈아타면 원리금 상환 부담을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하지만 은행권에선 빅테크 플랫폼에 지불해야 하는 부담이 큰 반면에 대출상품 정보를 제공하는 금융사 입장에선 얻을 수 있는 실익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빅테크에 종속될 수 있는 상황으로 굳이 금전적 부담과 위험요소를 떠안고 해당 서비스에 참여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은행권은 빅테크 플랫폼이 아닌 은행권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별도의 대환대출 서비스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의견을 금융위에 전달한 상태다.

전날 금융위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카카오뱅크 등 은행관계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한
간담회에서도 수수료 부담과 빅테크·핀테크 금융권 장악 우려 등 은행권의 불만이 팽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보는 제공하면서도 빅테크에 수수료는 또 따로 부담해야 구조라면 결국 빅테크에 좋은 일만 시키는 격"이라며 "'공공적인 성격'이라는 당국의 취지에도 오히려 관이 개입해 시장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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