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남북대화 비사(秘史) 등을 담은 회고록 ‘대통령의 시각’의 저자 이명박 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해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 류길재 통일부 장관./사진=뉴시스
6일 류 장관은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특강에서 “사실 최근에 이명박 대통령께서 회고록을 쓰셨는데, 그 뒤에 있는 내용 제가 다 알고 있다”면서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된다. 알고 있다고 해서 다 이야기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통일부 내에서는 남북간 비선접촉 내용이 구체적으로 들어간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이처럼 직접적으로 불만을 표시한 것은 처음이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도 이 같은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달 초 발간된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는 북한이 다양한 채널로 먼저 남북 정상회담을 요구하면서 우리 측에 그 대가로 대규모 경제지원 등을 요구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북한이 이에 반발했다.

한편 류 장관은 이날 특강에서 이명박 정부가 출범 당시 통일부를 외교부로 합쳐 외교통일부로 만들려고 시도했던 상황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2008년에 통일부가 없어질 뻔했다. 지금도 직원들은 그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본부 직원 80명의 옷을 벗겼다. 말이 안된다. 그래놓고 통일을 하겠다고…”라고 말했다.

류 장관은 이어 “유일 분단국이니 전담부서를 만들었다면 힘을 실어줘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