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현 부회장·이진우 경제평론가·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 등, 오디오 라이브 토크쇼 참가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이해관계자들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점에서 우리를 어떻게 느끼는지 파악하고,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거래가 이뤄지기 힘든 방향으로 사회가 바뀌고 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9일 밤 카카오 음성 플랫폼 '음'을 통해 열린 오디오 라이브 토크쇼에서 "19만여개 회원사의 변화를 유도하는 플랫폼을 만들 생각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와 그 이유가 무엇인지도 파악하고자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과거에는 불굴의 의지로 열심히 일하는 사람에게 기업가정신이 충만하다는 평가가 붙었으나, 최근에는 혁신이 강조되고 있다"면서도 "미래에는 기술혁신 만으로 기업가정신을 세울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고, 사회적 가치에 주목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사진=SK그룹


특히 "오랜기간 국내외 기업들이 환경문제를 비용으로 여기지 않았으나, 탄소배출권 가격 상승 등으로 폐플라스틱 재활용을 비롯해 친환경성을 높이는 것이 경영에 유리하다고 여기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중"이라고 설파했다.

최 회장이 지배구조에 대한 질문에 대해 "경영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가족경영의 폐혜로 보는 측면도 있고, 전문경영인체제라고 그런 것에서 자유롭다고 볼 수 없다"며 "반도체는 일본 도시바도 회사를 관리할 인사를 찾지 못해 사업체를 매각하는 등 리스크가 큰 업종"이라고 답변한 것을 두고 청중들이 '소신발언'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우현 OCI 부회장은 "지역과의 상생이 생산·수출로 수익을 내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미세먼지를 비롯한 환경에 신경을 쓰는 것이 제조업체로서 부담되지만 트렌드에 뒤쳐지지 않으려고 노력 중으로, 전기를 많이 쓰는 업종이 우리 제조업의 중심이라는 점에서 이를 하루아침에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결국 구성원이 행복해야 생산성 향상 등 긍정적 효과가 발생하지만, 기성세대가 MZ세대와 소통하는 것에 난항을 겪는 것도 사실"이라며 "주52시간 때문에 근무시간이 타이트해지면서 젊은 세대가 느끼는 것을 돌아보는 것도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육아휴직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딸이 3명이라 많이 고민하는 문제로, 40세 전후의 (여)직원들이 회사를 떠나는 것도 안타깝다"면서 기업 입장에서도 10년 이상 키워낸 인재가 회사를 떠나면 손해로, 상의 차원에서 관련 기관들과 함께 돌봄 문제 해결 등을 위한 건의를 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 대한상의가 카카오 음성 플랫폼 '음'에서 오디오 라이브 토크쇼를 개최했다./사진=대한상공회의소


이진우 경제평론가는 "연애를 잘 하기 위해서는 상대가 무엇을 좋아하냐 보나 어떤 것을 싫어하는지 파악하고, 이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업과 국민의 관계도 이같은 측면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100가지 훌륭한 일을 해도 뼈아픈 실수 5개가 이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으로, 상속과정에서 벌어지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면 이미지가 많이 개선되지 않을까 싶다"고 부연했다.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는 "기업이 이익극대화를 위해 만들어진 공동체라는 점은 변함 없지만, 이익의 정의가 바뀌고 있다"면서 "한국의 규제시스템이 외국 보다 촘촘한 것은 기업에 대한 불신이 높은 것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조윤남 대신경제연구소 대표 △이나리 플래너리 대표 △김경현 HGI 이사 △이정아 구글코리아 부장 등이 참여했다. 또한 '경제계가 정부의 탁상행정에 대해 목소리를 내달라'는 의견도 공유됐으며, 최 회장을 "태원님"으로 부르는 등 기존의 호칭을 벗어난 표현이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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