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대여 및 현금·물품 제공 행위에 과징금 4억 800만원 부과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일동후디스가 산부인과 등에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자사 분유 이용을 유도하다가,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일동후디스가 산부인과 병원과 산후조리원에 자사 분유를 이용할 것을 약정하고, 저리의 대여금과 분유, 현금 및 물품 등 부당한 이익을 제공해 고객을 유인한 행위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억 800만원 부과를 결정했다고 11일 밝혔다.

   
▲ 공정거래위원회 세종청사./사진=미디어펜


공정위에 따르면, 일동후디스는 지난 2012년 9월부터 2015년 5월까지 3개 산부인과 병원에게 자사 분유만을 수유용으로 사용할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내용을 약정하면서, 시중금리보다 낮은 저금리의 이자로 총 24억 원의 대여금을 제공했다.

또한 일동후디스는 2010년 6월부터 2019년 6월까지, 351개 산후조리원에게 총 약 13억 원 상당의 자사 분유를 무상으로 제공했다.

공정위는 산후조리원의 산모들이 자사 분유를 선택하도록 하기 위해, ‘프리미엄 산양유아식 1단계’ 등 자사 조제유류 분유를 신생아에게 수유하도록, 산후조리원에게 무상으로 제공한 것은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제7조 제1항 등에 위배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동후디스는 2012년 12월부터 2015년 8월까지 2개 산부인과 병원 및 1개 산후조리원과 자사 분유를 독점적 또는 주로 사용한다는 조건을 약정하고, 총 약 2억 1000만원 상당의 현금 및 인테리어 비용 등을 지급했다.

이외에도 8개 산부인과 병원에게 제습기, TV 등의 물품과 인테리어비용을 무상으로 제공하거나, 광고비용을 대신 납부해 총 1억 364만 원 상당의 경제상 이익을 제공했다.

공정위는 일동후디스의 이러한 행위는 가격, 품질 등의 정상적인 경쟁수단이 아니며, 자신의 제품 설명 및 홍보 등 판촉활동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공정위가 일동후디스의 경제상 이익을 제공받은 산부인과 병원 및 산후조리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조사에 응답한 7개 산부인과 병원 중 6개가 일동후디스 분유만을 단독으로 사용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산모는 퇴원 후에도 산부인과 병원 및 산후조리원에서 무상으로 제공받은 분유를 지속적으로 사용(고착효과)할 가능성이 높아, 그 영향이 산모(신생아)의 분유 선택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국내 분유제조사의 산부인과 병원에 대한 리베이트 제공행위가 계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면서 “이번 조치로 리베이트 제공과 같은 비정상적인 경쟁 수단이 근절되고, 분유업계의 공정한 경쟁질서 정착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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