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간과해선 살아남기 어렵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국내 주요 시중은행장들이 메타버스 전용 플랫폼을 활용해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1~2010년생)'와의 소통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은행권 수장까지 직접 나서 메타버스 행사를 진두지휘하는 것은 관련 시장의 성장세와 이를 주도하고 있는 MZ세대를 간과해선 살아남기 힘들다는 판단이 앞선 것으로 풀이된다.

   
▲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전광석화’ 라는 닉네임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에 접속한 MZ세대 직원들과 직접 셀프 카메라를 찍고 있다./사진=우리은행 제공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장들이 최근 메타버스 행사를 챙기며 MZ세대와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박성호 하나은행장과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전날 메타버스 전용 플랫폼에서 직접 만든 아바타 캐릭터를 활용해 MZ세대 직원들과의 소통에 나섰다.

박 은행장은 하나금융그룹이 공개한 메타버스 공간인 '하나글로벌캠퍼스'에서 직접 만든 아파타 캐릭터 '라울(Raul)'로 참석해 MZ세대 신입사원들과 캠퍼스 투어, 기념사진 등을 찍으며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권 행장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역시 직접 만든 캐릭터인 '권광석화'라는 닉네임을 부르게 하는 등 직급을 떼고 MZ세대 직원들과 수평적인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메타버스는 증강현실(AR)·가상현실(VR)로 구현되는 모든 가상현실을 의미하는데 디지털 산업의 혁신적인 발전과 이를 주도하고 있는 MZ세대를 중심으로 급속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메타버스 시장은 지난 2019년 455억 달러에 머물러 있었으나, 2025년엔 10배를 넘어선 4764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2030년에는 1조 5420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관련 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한 구글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관련 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금융권이라고 이 같은 글로벌 추세를 무시하긴 힘든 분위기다. 금융산업에 '올인'하면 됐던 과거와 달리 업권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치열한 환경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업권의 경계가 모호해지며 은행권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막대한 자본력과 정보기술을 갖춘 '빅테크와의 주도권 경쟁'이다.

은행은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디지털 역량 강화'를 시급한 당면 과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MZ세대와의 소통은 디지털 산업을 주도하는 MZ세대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그들이 요구하는 디지털 금융 수요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디지털 주역인 MZ세대가 향후 시장의 주고객으로 떠오른 만큼 그들을 끌어안기 위해 금융권도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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