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KB국민·전북·광주 등 은행권, 지속가능채권 집중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지속가능연계채권(SLB)이 ESG금융의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SLB는 발행자금을 ESG 관련 프로젝트에 사용할 필요가 없고, 그린워싱 이슈에서 자유로워 세계적으로 공공기관·은행 외 주요 경제주체들이 ESG 채권시장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금융권과 경제주체들이 ESG채권으로 SLB를 눈여겨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14일 신용평가기관인 한국신용평가는 '지속가능금융의 새로운 대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금융권과 경제주체들이 SLB 발행에 관심을 가질 것을 강조했다. 한신평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ESG 채권은 발행규모가 지속적으로 급증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주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ESG채권 발행액은 4910억달러로 1년 전 3218억 대비 53% 급증했다. 

   
▲ 광주은행은 지난 12일 1000억원 규모의 ESG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다. / 사진=광주은행 제공


한신평은 세계적인 ESG채권 흥행 속에 녹색·사회적·지속가능 채권 등 기존 3대 채권을 초월한 SLB에 눈떠야 한다고 지적했다. SLB는 사전에 정한 ESG목표 달성여부에 따라 금융조건이나 구조적 특성이 달라질 수 있다. 발행사가 환경·사회·지배구조와 관련해 미리 특정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면 금리적 인센티브 등을 받을 수 있다. 

조달자금은 일반적인 ESG채권과 달리 모든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규제적 관점에서 녹색·사회적·지속가능 채권들과 동등하게 대우하고 있다. 하지만 사후보고를 엄격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국내에서는 사후관리 체계가 미비해 SLB 발행에 여전히 회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은행들은 SLB보다 녹색채권과 사회적채권을 혼용한 방식의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시중은행에서는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이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4월 ESG 지속가능채권을 미화로 5억달러 발행했다. 지주사의 ESG 전략 일환으로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한 신한은행은 국내외 친환경 관련 사업이나 금융약자 지원 사업 등에 발행자금을 활용할 방침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월과 6월 각각 5000억원·3300억원 규모의 원화 지속가능 상각형자본증권(후순위채권)을 발행했다. 4월에는 5억달러 규모의 5년 만기 선순위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다. 국민은행은 조달자금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등 친환경 및 사회 프로젝트 지원에 사용할 계획이다.

지방에서는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이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다. 

전북은행은 지난 3월 지방은행 최초로 'ESG인증' 최고등급을 획득한 700억원 규모의 ESG채권을 발행한 데 이어, 6월에는 지속가능채권으로 800억원을 추가 발행했다. 전북은행은 조달자금을 친환경 제조기업에 대한 대출지원 및 중소기업, 벤처기업, 사회적기업 금융서비스 등에 지원할 방침이다.

광주은행은 지난 12일 1000억원 규모의 ESG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다. 광주은행은 조달된 자금을 녹색금융 활성화를 위한 친환경사업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다만 한신평은 일부 금융사가 SLB 관리체계에 대한 외부검토를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며 국내에서도 SLB 발행이 가시화됐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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