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임창규 기자] 1.5m 거리의 버디 퍼트가 홀컵에 빨려 들어가는 순간 김세영은 “아무 말도 생각나지 않았다. 그저 울고만 싶었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김세영(22·미래에셋)은 평소 '역전의 여왕'으로 불리는 강심장의 소유자였지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첫 우승을 역전승으로 장식한 감격은 남달랐다.

김세영은 9일(한국시간) 바하마의 파라다이스 아일랜드 골프장(파73·6천644야드)에서 열린 퓨어실크-바하마 LPGA 클래식 마지막 날 5타를 줄이는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합계 14언더파 278타로 연장전에 돌입했다.

유선영(29·JDX), 에리야 쭈타누깐(태국)과 18번홀(파5)에서 벌인 연장대결에서 김세영은 버디를 낚으며 LPGA 시즌 두 번째 대회만에 정상에 올랐다.

우승상금은 19만5000 달러(약 2억1000만 원)로 시즌 첫 번째 대회에서 컷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아픔을 훌훌 털어냈다.

연장 대결에서 유선영은 후배의 무서운 뒷심에 밀려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다. 3라운드까지 공동 선두을 달렸던 박인비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2개로 1언더파에 머물며 최종합계 12언더파 280타로 공동 5위에 그쳤다.

LPGA 시즌 개막전인 코츠 챔피언십에서 우승컵을 안은 최나연에 이어 시즌 두 번째 대회인 퓨어실크-바하마 클래식까지 김세영이 제패하면서 올해도 한국선수들의 질주는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