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 H&A사업본부서 MC사업본부 인원 상당수 채용
LG마그나에는 50여명…알루토·ZKW와 전장사업 삼각편대 편성
[미디어펜=박규빈 기자]LG전자가 스마트폰 담당인 MC사업본부를 해체해 3000명이 넘는 직원들을 자사와 그룹 계열사들로 재배치를 마무리했다. LG그룹의 핵심 계열사들로 전문 인력들이 자리를 옮김에 따라 각 사업부문별 경쟁력이 강화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17일 전기·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4월 MC사업본부 해체를 의결하고 이달까지 3300여명에 달하는 인력 재배치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이 과정에서 경력 사원 채용 때와 같이 공식 모집 절차를 거쳤다. 대상자 누구에게나 균등하고 동등한 기회를 줘야 한다는 대원칙 아래서다. 특히 일반 사무직군에 대해서는 직무역량과 개인 의사를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희망 업무를 6지망까지 신청할 수 있도록 해 사측이 상당한 배려를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를 위해 LG전자 내 다른 사업본부와 계열사 인력 수요 등을 종합적 분석한 뒤 적임자를 배치했다는 설명이다.

   
▲ 서울 여의도 .소재 LG 트윈타워. /사진=미디어펜
이 중 2700여명은 LG전자 내 H&A(생활 가전)사업본부, HE사업본부 등 타 사업부문으로 가게 됐다. 각각 300∼500명이 충원된 가운데 사업 실적이 가장 좋은 H&A사업본부가 가장 많은 인원을 뽑은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스마트폰 개발 역량이 가전 사업과 결합할 경우 가전 제품에 대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등 사용자 경험(UX) 지수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연구 개발(R&D)을 맡고 있는 CTO(Chief Technology Office) 부문에는 사후 서비스 지원 인력을 포함, 약 800명이 이동했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 하다.

나머지 600여명은 LG에너지솔루션 등 LG그룹 계열사들에 새 둥지를 틀었다. 계열사별로는 LG화학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에 300명 가량이 연구 인력 등으로 입사했다. LG유플러스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X세미콘(전 실리콘웍스) 등에 나머지 300명이 배치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신설 회사인민큼 당초 경력 인재 채용을 할 수 밖에 없었으나 부족한 인력을 LG전자 MC사업본부 출신으로 상당수 충원했다.

이로써 LG전자는 23분기 누계 5조원 수준의 적자 사업을 정리함과 동시에 대규모 인력을 마찰 없이 전환 배치하는데 성공했다는 게 재계 중론이다.

LG그룹은 구광모 회장의 '뉴 LG' 기조에 맞춰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나서왔다. 그 중 LG전자는 최근 캐나다 전장 기업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을 세워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출범시켰다. 이곳에는 기존 MC사업본부 소속 50명이 새 식구가 됐다. 스마트폰 관련 인력이 상당수인만큼 VS사업에 IT 기술을 접목시켜 전기차 등에 들어갈 디지털 부품 개발 경쟁력 향상이 예상된다.

   
▲ LG전자와 마그나 인터내셔널의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 법인이 7월 1일 출범했다. /사진=LG전자 제공
특히 초대 대표이사로는 올해 54세로 '젊은 피'로 분류되는 대우자동차 연구원 출신 정원석 LG전자 상무가 선임된 만큼 역동적인 사업 활동이 기대된다. LG마그나는 △전기차 모터 △인버터 △차내 충전기 등에 주력한다. LG전자는 일본 덴소나 독일 콘티넨탈, 보쉬 등 글로벌 경쟁사들과 겨루게 될 전망이다.

관련 업계는 올해 LG마그나 첫 매출을 5000억원 수준으로 내다본다. 더욱이 LG전자는 올해 1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LG마그나 성장률을 50%로 추산했다. 이를 감안하면 2023년에는 매출 1조원을. 2025년에는 2조원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가능하다.

LG마그나 사업도 본궤도에 오르게 되면 알루토(차량용 인포테인먼트), ZKW(차량용 조명) 등 LG전자 VS사업본부 삼각편대도 완성된다. LG전자는 지난해 전장사업을 통해 지난해 매출 5조8015억원을 기록했다. 여의도 증권가는 올해 하반기 매출이 30% 이상 늘어난 8조원에 달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내다본다.

아울러 LG그룹이 LG이노텍과 LG에너지솔루션, LG디스플레이 등을 통해 부품·배터리·디스플레이와 같은 부품을 수직 계열화를 통해 납품 받는 만큼 계열사들과 미래차 분야 시너지 효과를 내 VS사업본부의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예측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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